증권
고삐 죄는 대우조선해양…계열사 삼우重 매각한다
입력 2017-05-03 17:47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계열사 삼우중공업을 매각한다. 최근 채권자들의 출자전환 합의로 발등의 불을 끈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KPMG 삼정회계법인은 지난달 말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에게 삼우중공업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이달 말까지 잠재적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은 후 다음달 중순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최종 실사를 거쳐 이르면 7월 주식매매본계약(SPA)을 체결하고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삼우중공업은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선박용 기자재 제조 및 해상플랜트 설비 제작·시공업체로 2007년 설립됐다.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전체 매출 중 95%가량을 대우조선해양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638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올렸다. 2015년 말부터 삼우중공업은 자산을 팔아 덩치를 줄이는 매각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선박용 기자재 생산설비 일부를 경쟁 업체에 매각하고, 비주력 계열사인 신라금속 지분을 대우조선해양에 매각한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이상길 전 대우조선해양 생산본부장을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는데 이 또한 매각에 대비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삼우중공업의 매각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의 분리·매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다수의 자회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대부분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한 탓이다. 융진-키스톤 PE에 성공적으로 인수된 설계 부문 자회사 디섹(DSEC)을 제외하고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웰리브 등은 매각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중순 채권자들과 합의를 도출해 P플랜 신청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선박 수주액이 7억7000만달러에 그쳐 올해 수주목표액 55억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연말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절벽'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져가고 있다.

한 선박 기자재 업체 임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추가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라도 자회사를 서둘러 매각해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삼우중공업이 가장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자회사인 만큼 매각 성공 여부가 올해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서울 당산동 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에 352억원에 매각했고, 서울 마곡지구 등에 보유한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급식 분야 자회사 웰리브 재매각에 착수해 베이사이드PE를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하고 현재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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