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목 받던 호텔신라, 2분기 적자 우려까지 왜
입력 2017-05-03 16:24 

상반기 호텔신라에 대한 실적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면세점 경쟁 심화에 따른 1분기 이익 급감에 이어 2분기에는 적자전환할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면세점 매출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연간 실적도 지난해 대비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지난달 28일 이후 전망치를 내놓은 4개 증권사가 제시한 2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87억원에 비해69%나 줄어든 수치다.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172억원)를 크게 밑도는 100억원에 그치면서 2분기 전망치도 기존 110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비관적 전망은 사드 후폭풍에 따른 실적 부진이 당초 예상보다 더 컸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중국인 방문객 급감에 따른 면세점 성장 둔화 영향이 2분기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크게 면세점과 호텔·레저 사업부로 나뉘지만 지난 1분기 기준 면세점 영업이익이 169억원, 호텔·레저사업부는 영업손실 69억원으로 사실상 면세점이 전체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12조3000억원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쇼핑객의 경우 인당 구매액이 크고 절대 방문객수가 많아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 기여도가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일각에서는 2분기 호텔신라가 적자전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0% 급감한 36만명에 불과했고 4월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사드 배치가 가시화되고 있고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사드 보복 중단에 따른 방문객 수 회복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2분기 면세점 매출이 작년 보다 20% 이상 감소한 반면 고정비는 늘어나 70억원 안팎 영업손실이 추정된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 부진 주범으로 꼽히는 국내 면세점 사업 경쟁 심화도 추가 악재 요인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지난해 12월 4개가 추가되면서 13개로 늘어난 상태다. 지난 2014년 6개에 비해선 2배 이상 증가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자 증가에 따른 업체간 경쟁 심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영업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어 마케팅 비용 지출 등 단기 경쟁에 따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올 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50억원으로 지난해 790억원 대비 30.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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