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의 `내로남불`?…수억원 강연료 논란
입력 2017-05-01 15:32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억대 강연료'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오는 9월 월가의 한 행사에서 연설을 약속한 대가로 40만 달러(4억5000만원)를 받기로 한 데 이어 최근 한 미디어 기업의 홍보 행사에서도 같은 액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평소 월가를 적대시했으며 월가와 가까운 고위인사들이 거액의 강연료를 받는 행태를 비판해왔다. 그런 그가 월가를 포함한 다수의 기관에서 억대의 강연료를 요구했다는 사실에 '위선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더 힐 등의 4월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디어 기업 'A&E 네트웍스'가 뉴욕 피에르 호텔에서 주최한 홍보 행사에서 인터뷰를 한 대가로 40만 달러를 받았다.

'역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의 소회 등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앞서 오는 9월 월가 금융회사 켄터 피츠제럴드가 주최하는 건강보험 관련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대가로도 40만 달러를 요구했다. 40만 달러를 자신의 기준 강연료로 책정한 셈이다. 이는 최대 50만 달러를 받았던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액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과거 월가의 탐욕과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 행사를 여러차례 비판했다. 2008년 첫 대권 도전 당시 "나는 월가의 살찐 고양이(fat cat)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살찐 고양이'는 자신의 영향력을 위해 거액의 로비자금을 정가에 제공하는 월가 부자들을 비꼬는 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월가에서 거액의 강연료를 받는 고위인사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관 퇴임 후 골드만삭스에서 거액의 강연료를 받자 지난해 4월 마지막 백악관 기자단 만찬연설에서 "오늘 내 만찬연설이 성공적이라면 내년 골드만삭스 연설에서 써먹겠다"며 "그러면 상당한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풍자하기도 했다.
이번 고액강연료 논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청렴한 이미지에 큰 손상을 냈다. 심지어 그가 받은 40만 달러의 강연액수는 그가 비판했던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강연료 22만5000달러의 2배 가까운 액수라는 점에서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충돌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8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한 폭스뉴스 보도를 리트윗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뉴욕포스트는 "오바마의 강연료는 그를 월가의 새로운 살찐 고양이로 만들 것"이라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밖에도 헐리우드 배우 등과의 초호화 여행, 워싱턴DC 내 최고급 주택 구입, 6500만달러(740억원) 규모의 회고록 판권 계약 체결 등 퇴임 후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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