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네 차례 진행된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세론'의 변수가 될만한 요인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방송콘텐츠본부장을 맡은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문 후보가 지난 TV토론에서 가장 잘한 장면으로 상대 후보들에게 단일화에 대한 부담감을 준 것을 꼽았다. 신 의원은 "단일화 문제를 다른 네 후보에게 물어본 것이 가장 잘했던 순간"이라며 "물어본다고 해도 단일화가 차단되지는 않겠지만 상대 후보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물어봤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토론회에서는 문 후보에 대한 상대 후보들의 사상 검증과 '반칙'을 철저하게 대비할 전망이다. 신 의원은 "지난 번 토론회 때에도 홍준표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불' 질문을 손석희 앵커가 저지하니 '이건 중요한 사법정책이다'며 질문하지 않았느냐. 이런 반칙과 성매매 문제 등 사상 검증식의 질문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동성애 논란'보다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일자리 문제 토론 과정에서 문 후보가 "더 자세한 내용은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시는게 좋겠습니다"고 밝힌 점을 꼽았다. 신 의원은 "굳이 그렇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며 "그것보다 '이미 여러번 말씀드려 국민 여러분께는 죄송하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맞았다.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선대위 내부에서도 홍 후보가 제기한 '동성애 질문'은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한 유정아 전 아나운서는 27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진행된 '문재인 나이트 라이브'에서 "주적, 국가보안법 같은 경우 예상질문안에 없었던게 나와서 가슴이 내려앉기도 했다"고 말했다. 함께 방송을 진행한 진성준 선대위 방송콘텐츠본부 부본부장 역시 "동성애 질문도 그런 범주"라고 밝혔다.
전날 김민석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은 "무사고로 선거를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조에 맞춰 남은 TV토론은 상대 후보의 예상 질문을 최대한 예측하고 문 후보 답변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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