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아과 야간·휴일 진료 방해' 전문의 단체, 공정위 적발
입력 2017-04-27 14:38  | 수정 2017-04-27 14:44
사진= 연합뉴스


야간·휴일에도 아동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정책에 다른 의사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방해를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공정위는 의사들의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방해한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이 단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휴일에도 문을 여는 소아과로, 보건복지부가 2014년 8월부터 지정해 정부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청과의사회는 1990년에 설립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단체로 현재 3천600명의 전문의가 가입돼있습니다.

소청과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더 이상 사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2015년 3월에는 충남의 한 병원에 사업 취소를 요구해 실제 정부에 사업 취소를 신청하도록 했고 같은 해 5월에는 부산의 한 병원으로부터 사업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2015년 2월에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하는 의사는 소청과의사회 회원 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징계안을 결의하고 회원들에게 통지했습니다.

회원자격이 제한되면 소청과의사회가 개최하는 연수·강좌, 모임 등에 참여할 수 없고 내부 선거·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소청과 전문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페드넷'에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 의사들의 접속을 제한하도록 요청해 실제 접속이 일부 차단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소청과 전문의들은 페드넷을 통해 최신 의료정보와 구인·구직 정보를 얻기 때문에 접속이 제한되면 병원 운영 등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공정위는 전했습니다.

소청과의사회는 심지어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의 이름, 사진, 경력 등 개인정보를 페드넷에 공개해 비방 글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끈질긴 압박으로 2014∼2016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한 17개 병원 중 5개 병원이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취소했습니다.

이들은 "일부 소아과가 야간진료를 하면 환자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주변 소규모 소아과들이 피해를 본다"며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희은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경증 소아환자가 야간에 응급실을 이용하면 진료비는 일반 환자의 3∼4배에 달하고 대기시간도 길어 불편함이 있다"라며 "이번 조치로 야간·휴일 소아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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