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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아이스하키 쾌속질주…세계선수권 1부리그 가시권
입력 2017-04-26 16:13  | 수정 2017-05-03 16:38

한국 아이스하키의 쾌속 질주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6일(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3차전에서 헝가리에 3대1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다. 3전 전승으로 승점 9점을 챙긴 한국의 중간 순위는 당연히 1위다.
이번에도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백지선 감독의 조련을 받은 한국은 카자흐스탄전에 이어 헝가리전에서도 마지막 3피리어드에서 역전하는 뒷심을 보여줬다. 2피리어드 파워플레이(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혹은 열세) 상황에서 헝가리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그 때부터 한국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엄청난 활동량이 빛을 발했다.
특히 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된 형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피리어드 종반 터진 동점골은 공격진을 이끌어온 김기성(32)-김상욱(29·이상 안양 한라) 형제의 합작품이었다. 대표팀 역대 통산 공격 포인트 1위에 빛나는 형은 포인트 2위인 동생의 어시스트를 이어받아 이번 대회 3호골을 기록했다.

역전골과 쐐기골은 신상우(30)-신상훈(24·이상 안양 한라) 형제의 몫이었다. 신상훈은 3피리어드 중반 홀로 헝가리 수비수 2명을 뚫고 강력한 슬랩샷으로 역전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IIHF가 "희대의 골"이라고 격찬할 만큼 완성도가 높은 골이었다. 신상우까지 동생에 뒤질세라 1골을 더 추가하면서 기분 좋은 역전승이 완성됐다. 이전까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귀화 선수 마이크 데스트위드, 브락 라던스키가 부상을 입은 상태지만 '토종 형제'들이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면서 전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4인이 이번 대회에서 터트린 골만 한국 12골 중 8골이다.
역전골의 주인공인 신상훈은 경기 후 "3경기를 모두 이겼지만 매일 정말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팬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세계 랭킹 23위로 이번 대회 출전국 중 객관적 전력이 가장 낮은 한국이 선두를 달리며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당초 카자흐스탄(16위), 오스트리아(17위), 헝가리(19위), 폴란드(20위), 우크라이나(22위)까지 강팀들을 연이어 상대해야 했던 한국의 목표는 디비전 1 그룹 A 잔류였다. 하지만 3연승을 달린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2점만 따내도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승격이 가능한 2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이제 28일 오스트리아, 29일 우크라이나와의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유지한다면 한국은 2018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에 사상 처음으로 출전해 캐나다, 러시아, 핀란드, 미국 등 세계적인 강팀들과 겨루게 된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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