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신경림의 '뭉클' 외
입력 2017-04-25 15:09  | 수정 2017-04-25 15:10


한국 서정시의 거목 신경림 시인(80)이 산문 선집을 냈다.

소설가 김유정·박완서, 시인 이상·정지용 등 문학인은 물론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등 사회 유명인사까지 40명의 글을 담고 있는데 시인의 60여 년 시적 여정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던 수필들이다.

수필은 읽는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이 있다. 신간 '뭉클'은 작가들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폐병으로 30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소설가 김유정의 마지막 편지와 소설가 최인호의 일상에서 깨달은 '나의 소중한 금생'은 자연스럽게 하루와 일상의 소중함을 전한다. 시인은 "삶에 지칠 때 위로가 돼주고 메말라가는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준"글들이라고 소개한다.

글들이라고 표현했지만 심장이 싸늘해질 때마다 영혼의 맥박을 되살려주는 '숨결'과 다름없다. 거장을 울렸던 마음에 간직한 채 가끔 꺼내어 보는 아름다운 숨결을 함께 느껴보도록 하자.



신간 '조선시대 살아보기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선생활사'는 왕조 중심의 거대 담론이 아닌 일반인들의 생활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시대에 일반인이 이혼을 원할 경우에는 '사정파의'와 '할급휴서'가 있다. 사정파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더 이상 부부로 살 수 없다고 생각되면 두 부부가 마주 앉아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을 말하고 결별하는 것. 할급휴서는 칼로 저고리 앞섶을 베어서 그 조각을 상대에게 이혼의 표시로 주고 상대방이 그것을 받으면 이혼을 수락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법이다. 일종의 이혼 합의서와 같은 것인데 하늘하늘 자유롭고 아름답게 날아다니는 나비를 떠올리는 조상들의 재치가 돋보인다.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조선시대. 많은 사람들의 삶은 어땠을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시대를 경험해보자.



미국에서 눈여겨봐야 할 네트워킹 전문가 25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도리 클라크는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고 인정받던 시대는 끝났다'라고 단언한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성공하고 세상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사고의 리더가 되려면 서로 다른 분야를 결합해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저자는 사업가, 벤처 투자 전문가, IT업계 종사자, 교수, 베스트셀러 저자 등 다양한 분야의 성공한 대가들과 나눈 인터뷰를 바탕으로, 아이디어의 생산, 유통, 실행에 대한 현실적인 전략을 알려준다.

첫 번째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일단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 중 어느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 그 관심의 크기는 얼마인지 계속해서 실험해 보는 것이다. 그다음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확산시키는 데 참여할 동료들을 찾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관련된 분야에서 이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존의 인물들은 아이디어의 발전과 확산에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꺼내고 전파하고, 실행함으로써 사고의 리더가 되는 것. 당신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다.



많은 취재원을 만나 자료를 수집한 저자가 가공할 사회현상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온 지 20여 년이 흘렀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을 만큼 대한민국에 재앙이 앞에 닥치고 있다는 첩보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위험에 대한 경고의 차원에서 책을 썼다.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조선 인민군이 남침 땅굴을 파내려 오는 과정과 이 땅굴을 통해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을 팩트와 픽션인 팩션으로 접근해 긴장감을 더한다.



'매경이코노미'에 연재한 '왕으로 산다는 것' 칼럼의 내용을 모은 것으로 조선 왕의 업적과 발자취를 통해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500년 이상 장수한 조선왕조는 27명의 왕이 집권했는데 크고 작은 사건들과 왕실 관료 등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승계 과정, 혼인관계, 참모, 내치와 외교 등 왕의 주변 인물이나 주요한 사건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대부분의 왕들은 백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말하는데 대동법이나 균역법처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며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정책들이 있는 반면, 무리한 토목 공사와 천도처럼 실패한 정책들도 있었다. 이처럼 지도자의 정치 역량이 국가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자세하게 설명돼있다.

27명의 왕은 모두 다른 환경에서 즉위했고 시대가 요구하는 것도 달랐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해야 했던 시기, 집권을 정당화해야 했던 시기, 체제를 정비해야 했던 시기, 개혁이 요구됐던 시기, 외침에 맞서거나 전란의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던 시기 등. 왕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처럼, 역사에서 현시대의 난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지도자 선출을 앞둔 지금, 조선시대 왕을 통해 우리 시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리더는 누구인지 생각해보자.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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