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대장주(株)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7조 매출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여파 탓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7% 감소한 37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8554억원으로 5.5% 소폭상승, 당기순이익은 18.2% 감소한 2662억원이었다.
중국 관광객 감소와 면세 채널의 매출 부진이 1분기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목표 매출액을 7조3673억원으로 내걸고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국내 설연휴와 중국의 춘절(春節) 등이 포진돼 화장품업계 성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에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달 17일 그룹 정기주주총회 당시 배동현 그룹 대표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매출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경제 보복이 장기화되면 중국 사업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회사는 국내 경기 침체가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은 데다 지난달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해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주 계열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은의 매출은 1조56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상승, 영업이익은 3168억원으로 6.2% 감소했다. 같은기간 국내 사업의 매출은 2% 증가한 1조 1044억원, 영업이익은 13% 줄어든 2340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의 매출액은 1984억원으로 6%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11% 하락했다. 지난 2년 간 부진을 딛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에뛰드는 매출은 81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81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23억원에서 무려 29% 급감한 8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사업은 시장 기대에 못미쳤으나 해외 사업은 체면을 지켰다.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며해외 사업 매출은 17% 성장한 4770억원을,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881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태국, 싱가포르 등 '포스트차이나' 시장에서 설화수가 지속적으로 신규 매장을 출점하고 브랜드 인지력을 높이면서 매출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어 이니스프리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통해 아세안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연주의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
반면 에스쁘아는 실적개선으로 웃음을 지었다. 1분기 영업이익을 5억원을 기록, 지난해 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47% 개선된 85억원이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23%씩 증가한 218억원, 59억원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투자 확대를 통해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브랜드 구매력을 높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으나 해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 채널의 영업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브랜드와 채널 정비를 위한 투자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