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특유의 속도전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렌플렉시스(SB2, 성분명: 인플릭시맙)에 대한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작년 3월 허가 신청을 한 지 13개월만으로, FDA의 승인 과정이 까다롭고 필수 심사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른 성과다.
렌플렉시스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존슨앤드존슨의 항체의약품 '레미케이드'다. 류머티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및 건선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으며 작년 기준 세계 시장 매출이 9조3000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렌플렉시스는 이미 지난 2015년 한국에서, 2016년에 유럽과 호주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다. 유럽에서는 작년 9월부터 '플릭사비'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대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 허가를 받음으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게 됐다. 렌플렉시스의 미국 판매는 파트너사인 글로벌 제약사 머크(미국 MSD)가 담당한다.
특히 작년 말 미국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의 경쟁도 2차전에 돌입하게 됐다. 렌플렉시스와 램시마는 모두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현재 미국에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 5개 중 2개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제품이다. 램시마는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로 지난 2015년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해 40% 이상을 점유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 시장에도 제품을 내놓고 판매 파트너인 화이자와 램시마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발주자이지만 빠른 속도로 승인을 받고 세계시장에 속속 진출중이다. 렌플렉시스는 규정에 따라 6개월의 의무고지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 시장에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미국 허가는 창립 5년만에 이룬 쾌거로,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더 많은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바이오의약품으로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오시밀러 부문 매출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엔브렐 바이오시밀러(SB4)인 브렌시스를 호주, 캐나다, 한국, 유럽(유럽 제품명 베네팔리)등에서 판매중이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 허셉틴 바이오시밀러(SB3)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판매 허가를 신청해 심사 중에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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