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주자 태클에 다친 페드로이아 "슬라이딩 룰 필요없다"
입력 2017-04-23 02:33 
페드로이아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의 경기 도중 상대 주자의 슬라이딩에 무릎을 다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상대 주자의 태클에 다리를 다친 보스턴 레드삭스 주전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2루 슬라이딩 규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페드로이아는 23일(한국시간)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 8회말 수비 도중 병살 수비를 시도하다 상대 주자 매니 마차도의 거친 태클에 무릎을 다쳤다.
슬라이딩을 들어가는 마차도의 발이 높았고, 페드로이아의 종아리를 가격했다. 마차도는 넘어지는 페드로이아를 바로 안으면서 고의가 아니었음을 나타냈지만, 부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5년 강정호와 미겔 테하다가 같은 상황에서 수비 도중 상대 주자의 태클에 걸려 다리를 다친 이후 2루 슬라이딩에 대한 규정을 보완했다. 주자가 병살타를 막을 의도로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슬라이딩을 하거나 수비를 신체 접촉으로 방해하는 경우 병살을 인정하고 선행 주자를 원래 위치로 돌려보낸다.
이날 이 장면에서는 존 페럴 보스턴 감독이 이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규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페드로이아는 경기 후 'ESPN'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그런 룰이 있는지도 모른다"며 슬라이딩 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루수로만 메이저리그에서 12시즌간 통산 1403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나는 지난 11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병살 수비를 해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따위 규정은 필요없다. 나와는 상관없는 규정이다. 그 규정은 풋워크가 나쁜 이들을 위해서나 필요한 규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할일은 아웃을 잡고 병살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경기를 이기는 방법이다. 나는 슬라이딩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졌기 때문에 화가 났다"며 팀 패배가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마차도의 거친 태클은 고의성은 없었지만, 논란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페드로이아는 별 일 아닌 것처럼 넘겼지만, 코치와 동료들은 그러지 못했다. 브라이언 버터필드 3루코치는 9회초 공격 시작을 앞두고 심판들에게 이 장면에 대해 따지다 알란 포터 3루심에게 퇴장 명령을 당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이날 경기가 0-2 패배로 끝난 뒤 몇몇 보스턴 코치와 선수들은 더그아웃에 남아서 마차도가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뒤에도 이 장면을 리플레이로 보며 분노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페럴 감독은 "늦은 슬라이딩이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슬라이딩 규정이 내야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면, 오늘은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