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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맞았던 최원태, 더 배웠고 더 자랐다
입력 2017-04-22 06:01 
넥센의 최원태는 21일 고척 롯데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면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최원태(20·넥센)는 1년 사이 훌쩍 컸다. 가능성 있는 유망주는 영웅군단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넥센 선발진에서 가장 듬직한 존재가 됐다.
최원태는 지난 21일 고척 롯데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넥센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째(2패). 팀 내 최다 승 투수다.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7이닝 3피안타 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2실점)보다 더 빼어났다. 투구수는 87개. 커브(10개), 체인지업(32개), 투심 패스트볼(45개)을 적절히 섞어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일 사직 롯데전에서 5실점(6이닝)을 하며 패전투수가 됐던 최원태였다. 17일 만에 깨끗한 설욕이었다.
최원태는 롯데에게 2번 당할 수 없어 독기를 품고 마운드에 올라다. 지난 경기에서 많이 맞았던 걸 되새겼다”며 특히 박승민 투수코치님의 조언으로 던지기 시작한 투심 패스트볼인데, 요즘에는 (속구 대신)자주 쓰고 있다. 내야땅볼 비율이 올라가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태가 이날 주로 던진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55.4%였던 속구 비율을 45.7%로 줄였다. 그리고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던졌다.
최원태는 작년 커브나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2할대인 것에 반해, 속구의 피안타율은 4할이 넘었다. 속구 피안타율만 낮추면 평균자책점도 내리고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구종을 바꾸면 잘 던지지 않을까 ‘제구를 낮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을 고민하다 그립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원태의 예상은 적중했다. 구종에 변화를 주자, 제구까지 좋아졌다. 21일 롯데전에서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우민과 정훈에게 안타 1개씩만 허용했다. 4할타자 이대호(3타수 무안타 1삼진)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공을 던졌다.
선발투수 최원태의 매력은 ‘이닝이다.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7이닝 경기만 3번이다. 27이닝으로 넥센 선발투수 중 최다 이닝이다. KBO리그에서도 손꼽힌다. 국내 투수 중 유희관(두산)과 함께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최원태가 등판하는 날, 넥센은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불펜의 부하도 없다. 21일 경기에만 불펜 투수 3명이 차례로 등판했을 뿐, 다른 3경기에서는 최원태 뒤 투수는 1명이었다. 패-승-패-승으로 다소 기복이 있지만, 무너지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선발투수로서 첫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이다. 최원태는 지난해 10차례 선발 등판했다. 5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는 4번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닝이터가 된 최원태는 그 원동력으로 ‘경험을 들었다. 지난해 5월 27일 1군 데뷔전을 치렀던 최원태는 61이닝 89피안타로 이닝당 평균 피안타가 1.46개였다. 그렇게 많이 얻어맞았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최원태는 1군 경력은 1년도 채 안 됐지만 많이 맞으며 경험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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