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결혼을 앞두고 왕십리 센트라스 전용면적 59㎡에 전세금 4억원을 주고 입주한 직장인 A씨는 요즘 뿌듯하다. 원래 신혼집으로 경기도 성남의 아파트를 매입하려 했으나 지난해 말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걸 보고 전세로 전향했고, 직장 근처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던 중 센트라스 급매물을 잡았다. 그런데 두 달여 만에 같은 평형 전세금이 1억원가량 올랐다.
A씨는 "입주 초기 일시적으로 전세금이 내렸을 때를 노려야 한다는 공인중개사 말을 듣길 잘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때 '역전세난' 우려까지 제기됐던 강북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금 시세가 봄 이사철을 맞아 살아난 수요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급락기를 노린 세입자들은 결과적으로 연간 이자비용 수백만 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연초 전세금 급락이 실속파 세입자에게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현실화된 것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센트라스 전용면적 59㎡ 전세금(10~15층 기준)은 올해 1월 4억2000만원 수준이었으나 2월 5억원, 지난달 5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용면적 84㎡ 역시 1월 5억원에서 지난달 6억원으로 전세금이 1억원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입주를 시작한 센트라스는 2529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수요자 우위' 시장이 연출됐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니 일시적으로 전세금이 하락했고 잔금 연체를 우려한 갭투자자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쏟아내며 두 달 새 전세금이 1억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84㎡의 전세금은 6억원대 초중반으로 매매가의 80%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12월 들어 6억원대가 깨졌고 5억원대마저 위협받았다. 59㎡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하지만 봄 이사철에 접어든 데다 저가 매력을 노린 실수요자가 몰려 전세 매물은 빠른 속도로 소진됐고 전세금도 입주 전 수준을 회복했다. 수요가 많은 59㎡는 오히려 더 올랐다.
센트라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10층 이상 59㎡ 전세 매물은 5억원대 초반에만 나와도 바로 소진된다"며 "지금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으로 연초 분위기와 다르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역시 상황은 같다. 입주 전 7억원대였던 84㎡ 전세금이 지난해 12월 6억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기준 7억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강동구의 대표적 대단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입주 시점인 1월을 저점으로 꾸준히 전세금이 회복됐고 일부 평형대는 전고점을 뛰어넘었다. 6000가구에 육박하는 초대형 단지인 둔촌주공 이주가 곧 시작될 예정이어서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의 이번주 주간 아파트 시세에서도 강동구 전세금은 40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평소 시세보다 1억원 저렴하게 전셋집을 구했다고 가정할 때 이를 전세자금대출로 환산하면 연간 이자비용만 수백만 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현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가정할 때 가장 금리가 저렴한 국토교통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 1억원 대출 시 연 2.5~2.9% 금리가 적용된다. 보통 전세계약 기간인 2년 동안 이자 500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전세보증금 3억원 이상 주택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시중은행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절감하는 이자 규모가 더 커지는 셈이다.
이 같은 역발상 전략을 적용할 만한 단지로 최근 입주 물량이 몰리며 전세금이 하락한 종로구 경희궁자이를 꼽을 수 있다. 경희궁자이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전세금이 7억원대 중반에 형성됐으나 지금은 6억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전세금은 하락했지만 뛰어난 입지 때문에 매매가는 흔들림이 없다. 다른 대단지의 경험칙을 적용해볼 때 전세 수요자에게는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씨는 "입주 초기 일시적으로 전세금이 내렸을 때를 노려야 한다는 공인중개사 말을 듣길 잘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때 '역전세난' 우려까지 제기됐던 강북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금 시세가 봄 이사철을 맞아 살아난 수요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급락기를 노린 세입자들은 결과적으로 연간 이자비용 수백만 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연초 전세금 급락이 실속파 세입자에게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현실화된 것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센트라스 전용면적 59㎡ 전세금(10~15층 기준)은 올해 1월 4억2000만원 수준이었으나 2월 5억원, 지난달 5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용면적 84㎡ 역시 1월 5억원에서 지난달 6억원으로 전세금이 1억원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입주를 시작한 센트라스는 2529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수요자 우위' 시장이 연출됐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니 일시적으로 전세금이 하락했고 잔금 연체를 우려한 갭투자자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쏟아내며 두 달 새 전세금이 1억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84㎡의 전세금은 6억원대 초중반으로 매매가의 80%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12월 들어 6억원대가 깨졌고 5억원대마저 위협받았다. 59㎡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하지만 봄 이사철에 접어든 데다 저가 매력을 노린 실수요자가 몰려 전세 매물은 빠른 속도로 소진됐고 전세금도 입주 전 수준을 회복했다. 수요가 많은 59㎡는 오히려 더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역시 상황은 같다. 입주 전 7억원대였던 84㎡ 전세금이 지난해 12월 6억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기준 7억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강동구의 대표적 대단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입주 시점인 1월을 저점으로 꾸준히 전세금이 회복됐고 일부 평형대는 전고점을 뛰어넘었다. 6000가구에 육박하는 초대형 단지인 둔촌주공 이주가 곧 시작될 예정이어서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의 이번주 주간 아파트 시세에서도 강동구 전세금은 40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평소 시세보다 1억원 저렴하게 전셋집을 구했다고 가정할 때 이를 전세자금대출로 환산하면 연간 이자비용만 수백만 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현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가정할 때 가장 금리가 저렴한 국토교통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 1억원 대출 시 연 2.5~2.9% 금리가 적용된다. 보통 전세계약 기간인 2년 동안 이자 500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전세보증금 3억원 이상 주택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시중은행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절감하는 이자 규모가 더 커지는 셈이다.
이 같은 역발상 전략을 적용할 만한 단지로 최근 입주 물량이 몰리며 전세금이 하락한 종로구 경희궁자이를 꼽을 수 있다. 경희궁자이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전세금이 7억원대 중반에 형성됐으나 지금은 6억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전세금은 하락했지만 뛰어난 입지 때문에 매매가는 흔들림이 없다. 다른 대단지의 경험칙을 적용해볼 때 전세 수요자에게는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