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정부, 자본금 까먹는 항공사에 `제동`
입력 2017-04-21 14:55  | 수정 2017-04-21 19:17

 정부가 자본금을 까먹는 항공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항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자본잠식률(누적적자로 자본금이 바닥난 정도) 50% 이상인 상태가 3년 이상 계속된 항공사 혹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업체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리는 재무평가제를 시행한다. 개선 명령을 받은 뒤에도 잠식률 50% 이상이 3년간 계속되면 안전 영향을 평가해 사업 면허를 취소한다.
 정부는 재무적으로 취약한 항공사 퇴출을 골자로 한 항공법 개정안이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하자 최근 세부 적용 시기를 정리해 항공사에 이같이 통보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항공사는 안전에 투자하기 어렵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재무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가 대한항공·아시아나·5대 저비용항공사(LCC) 등 국내 항공사 7곳 감사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잠식(부분 잠식 포함)에 빠진 항공사는 아시아나·티웨이·이스타항공 3곳이다. 아시아나는 잠식률이 13.1%로 퇴출 기준(50%)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재무 구조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티웨이와 이스타항공은 잠식률 106%, 157%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국토부는 당장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법 적용에 나서면 업계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고 연말까지 유예 기간을 두고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재무 경고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중국 사드 보복 타격·유가 상승·환율 변동 3중고에 정부 재무 감독 리스크가 겹치며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는 거꾸로 17% 높였다"며 "동남아시아, 일본, 유럽 노선 등 고수익 노선 개편에 나서 재무 구조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도 "올해 영업력 회복을 바탕으로 1분기 안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환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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