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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H證, 日소니빌딩 베팅…초대형IB 시동
입력 2017-04-20 18:39  | 수정 2017-04-20 20:56
일본 도쿄 시나가와 내 고층 빌딩 밀집지역에 위치한 소니모바일 본사 사옥.
◆ 레이더M ◆
NH투자증권이 세계적 휴대폰 업체인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옛 소니에릭슨)의 일본 도쿄 본사 빌딩 인수에 나섰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20일 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일본 최대 제약사인 다케다약품이 소유한 일본 도쿄의 '시나가와 시사이드 TS타워'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지 매도자 측과 최종 협상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매입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전체 매입금액은 3500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JR투자운용과 손잡고 1450억원 규모의 수익증권을 매입하고 현지 금융권에서 나머지 20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펀드 운용 기간은 5년이며 연간 목표수익률은 9%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추후 이 건물의 수익증권을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와 주요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에 재매각할 계획이다. 2003년 6월 준공된 이 건물은 연면적 4만3000㎡에 지하 2층~지상 23층 규모로 도쿄 시나가와 내 고층 빌딩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 입지가 좋아 준공 이후 일본 대표 전자업체인 소니와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 등이 줄곧 본사로 써왔다. 2015년 입주한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은 2020년까지 이 건물을 사용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본 도쿄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 실적이 개선되면서 임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5년 새 도쿄 주요 지역의 빌딩 건축 비용이 크게 올라 신규 공급도 제한적이어서 시장 여건이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투자를 초대형 IB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호주 시드니에 있는 적십자 건물을 약 1000억원에 사들인 이후 해외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프랑스 파리 신사옥을 약 9000억원에 인수하려다 매각 측이 제시한 기한 내 투자를 마무리 짓기 어렵다고 판단해 투자를 포기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초대형 IB에 도전장을 내민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세계 최대 이동통신기업 보다폰의 독일 본사 빌딩을 약 3500억원에 인수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같은 달 2018년 준공 예정인 독일 전자상거래 업체 잘란도의 베를린 신사옥을 약 240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에만 1조원 넘게 해외 부동산을 사들인 한국투자증권 역시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추세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해외 부동산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호주 캔버라 교육부 청사에 투자하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선풍적 인기를 끌며 판매를 조기에 마감하기도 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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