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얼음 시장이 해마다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연간 10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CU(씨유)는 최근 5년간 얼음 매출을 분석한 2013년 15.7%에 불과했던 성장세가 2014년 16.4%, 2015년 21.7%, 2016년 33.2%로 꾸준히 높아졌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3% 크게 뛰었다. 현재 국내 편의점 얼음 시장 규모는 1000억 원에 달한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편의점 얼음이 이처럼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편의점 커피의 고객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들이 지난 2009년 파우치 커피(원액을 컵에 따라마시는 형태의 아이스 커피)를 출시하면서 얼음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실제 파우치 커피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씨유의 전체 3000여 개 상품 중 줄곧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컵얼음은 2013~2014년 10%대 성장률에서 2015년 22.8%, 2016년 38.2%, 올해 1분기에는 56.9%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아이스커피의 선전 덕분에 얼음이 편의점의 매출 효자로 등극한 셈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점차 높아지고, 하절기가 길어지고 있는 점도 얼음 수요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서울에서의 열대야 발생이 역대 2위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얼음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씨유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올해 얼음 판매 공급 체계를 확대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춰 다양한 얼음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처럼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얼음 공급 부족 현상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신규 제조사를 추가하여 사전 물량을 확보하는 등 올 여름 안정적인 얼음 공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주부터 지리산 암반수로 만든 봉지얼음 2종(800g, 2.5kg)을 지퍼 패키지로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 하고 있다. 컵얼음 역시 일반 컵얼음(190ml)과 대용량 컵얼음(345ml)을 올 함께 선보여 고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얼음은 여름철 시즌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편의점 업계의 전체 판매량이 약 3억개로 추산될 정도로 엄청난 수요가 몰린다"며 "올 여름도 무더위가 예고된 만큼 업계의 얼음 공급 및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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