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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9부능선 넘나했더니 … `회사채 상환보증` 샅바싸움
입력 2017-04-15 04:02 
◆ 대우조선 어디로 ◆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위기를 모면하고 '마지막 승부'에 나설 수 있을지가 오는 17~18일 이틀간의 사채권자 집회에서 최종 결판난다. 신규 자금 지원 조건부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 대신 자율적 구조조정 방안에 돌입할 경우 2015년 10월 4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자금 지원이고, 옛 대우그룹 구조조정 직후 2000년 12월 워크아웃에 따른 산업은행 출자전환까지 감안하면 세 번째 자금 투입이다. 강력한 채무 재조정을 토대로 금융 부담을 줄인 채 대우조선해양이 시장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우량한 조선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다. 국민연금은 회사채 원금상환 유예 기간 이후 상환 약속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산업은행과 좁히지 못하면서 14일까지 투자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주말인 15·16일 추가 협상을 거쳐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끝내 의견 조율에 실패해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전격 회동한 다음날인 14일 오전 회의에서 산업은행은 에스크로 계좌(별도 입금 계좌) 형태로 사채권자 상환금을 예치하겠다는 등 내용의 상환 보증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연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더욱 강한 형태의 상환 보증을 요구했고 이를 두고 산업은행이 이견을 보이면서 이날 밤 늦은 시간까지 투자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만기 연장 회사채의 상환 이행 약속을 담은 문서(확약서) 초안을 산은 측에 전달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확약을 받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강 본부장과 이 회장의 회동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 역시 14일 밤 "당초 논의가 반복되는 수준"이라며 "현재로선 협상은 조율 중이며 '사실상 타결'이라는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학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은 국민연금 결정에 동조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국민연금 찬성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융당국과 산은 등은 보고 있다. 신협, 농협, 수협 등 금융권 사채권자들 역시 같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채권자 집회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산은·수은으로부터 한도성 여신(마이너스 통장) 2조9000억원을 수혈받아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유동성 부족 문제가 해소되는 만큼 신규 수주와 건조·인도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수주의 경우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제시한 올해 목표는 20억달러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5척 등 7억7000만달러를 수주했다.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미국 엑셀러레이트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1척과 현대상선 VLCC 5척 등을 포함하면 14억달러 이상 수주는 예약해둔 상황이다. 연초 세웠던 55억달러 목표 달성까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정상적인 선박 인도와 유동성 확보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박 건조 대금이 부족해 인도 지연이 우려됐지만 자금 수혈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총 48척을 인도해 약 10조원 현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결산 때 보수적 회계로 손실 요인을 대부분 반영했고, 수주 전량 중 상당수가 이익률이 높은 LNG선이기 때문에 1분기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3조원에 달하는 은행 빚과 회사채·CP 채무가 출자전환되면서 금융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자금을 회사 경영 정상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호재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4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2조9000억원 지원을 전제로 "(지금은) 대규모 손실을 내던 사업구조와 180도 다르다. 손해를 볼 수 없는 구조다. 당장 상반기부터 흑자가 난다"고 말했다.
[정석우 기자 / 문지웅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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