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팔고 반도체 중형실적주 사는 外人
입력 2017-04-14 16:10  | 수정 2017-04-15 23:02
외국인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도로 돌아선 대신 업종 내 중견 실적주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지난해부터 대장주 중심의 강세장이 지속되자 차익실현으로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동부하이텍, 원익IPS, 테라세미콘 등을 사들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중소형주에까지 미치자 외국인들이 중소형 반도체주 옥석 가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동부하이텍은 주문자 요구에 따른 반도체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그래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맡는 대형사와는 다르게 다품종 소량 방식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그간 꾸준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재무위기에 발목을 잡혔다. 그러나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동부하이텍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11.7%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이 521억원을 순매수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2월까지 16.4%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율은 22.2%로 치솟았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상승세는 이달 7일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하이텍 892억원 규모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매각하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시장은 계열사가 보유한 동부하이텍 주식이 대규모로 유통될 수 있다는 부담감을 덜었다며 환호했다. 동부하이텍 주가는 지난 12일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원익IPS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29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를 13.3% 끌어올렸다. 지난달 초 24.7%이던 외국인 지분율은 13일 기준 27.6%로 높아졌다. 원익IPS는 반도체 장비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고객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투자 확대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외국인은 계열사인 원익QnC와 원익머트리얼즈에도 순매수를 이어가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3개월간 8개 증권사가 원익IPS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이 내놓은 목표 주가는 3만875원이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로 원익IPS의 수혜가 클 것"이라면서 "현재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경쟁 업체와 비교해 낮다"고 분석했다. 테라세미콘도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외국인 매수세(111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21.5% 올랐다. 작년 8월 기록했던 52주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한다. 지난해 11월 같은 계열인 원익IPS와 합병을 시도했지만 테라세미콘 주주들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신저가를 기록하며 급락한 주가는 지난달부터 회복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월 원익홀딩스가 테라세미콘 지분을 매입했기 때문에 향후 합병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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