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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과장` 동하 "JYP 연습생 출신, 준호 형과 안면 있었죠"
입력 2017-04-14 15:29  | 수정 2017-04-14 17:5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 2TV '김과장'은 주연 배우 외에도 등장인물들이 장면 곳곳에서 빛났다. 배우 동하(25)도 그랬다. TQ그룹 운영 본부장이자 박현도(박영규 분) 회장의 아들인 박명석으로 출연했다. 철부지 재벌 2세로 직원들에게 독설을 퍼붓던 그는 김성룡(남궁민)과 경리부 직원들을 만나 개과천선했다. 짧은 등장에 반비례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3박 5일 동안 세부에 다녀왔어요. 스태프 배우들과 술을 마시고 취해있었죠(웃음)." '김과장'이 끝나고 만난 동하는 제작진과 포상휴가를 다녀온 뒤였다. '김과장' 출연은 지난해 출연했던 '뷰티풀 마인드'의 인연이 닿아 이뤄졌다. "'뷰티풀마인드' 작업하셨던 감독님이 '김과장' 메인 감독으로 입봉하셨죠. 출연 제안을 하셔서 고민하는 척하다가 오디션을 봤어요. 원래는 이재준(김강현) 역이었는데, 박명석을 받게 됐죠."
'철없는 망나니에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개념 없는 금수저.' 시놉시스에 설명된 박명석이었다. 특별한 고민은 없었다. 늘 하던 대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촬영장에 나섰다. "대본이 나오면 대사 위주로 연습하진 않아요. 캐릭터 위주로 하죠. 제 모든 습관을 내려놓고 박명석이 좋아하는 색깔, 음식, 스타일, 신발 끈을 묶는 방향까지도 생각했죠." 대사 한마디에 신경 쓰기보다는 역할 자체가 돼 말하는 게 나름의 연기 방법이었다. 재벌 2세의 화려한 슈트는 스타일리스트가 마련했지만, 동하는 팔찌 반지를 착용해 특징을 부각했다.
초반에는 경리부 직원들을 괴롭히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다. 직원들에게 '갑질'하는 금수저였다. "배우 동하로서 그런 장면을 소화하기는 힘들죠. 촬영이 들어가면 박명석으로 진짜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질렀어요. 몰입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없다가 끝나고는 선배님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죠(웃음)."

중반부가 지나자 동하의 촬영분은 부쩍 늘었다. 큰소리를 치던 박명석은 경리부 막내가 돼 TQ그룹 비리를 파헤치는 데 도움을 줬다. 탄자니아 현지인과 통화하는 장면은 화제가 됐다. "시간이 많지 않아 30분 정도 탄자니아어를 공부하고 촬영했죠. 그다음에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탄자니어를 해야 했어요. 위기 앞에서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더라고요. 금방 외웠지만, 촬영이 끝나고 곧바로 잊어버렸죠." 아버지 역할을 맡았던 박영규 성대모사도 대본에 쓰여있었고, 동하는 이 장면도 제작진의 요구대로 소화했다.
박명석은 김성룡에 의해 점차 TQ그룹 현실을 마주해 아버지의 삐뚤어진 경영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동하 남궁민이 투덕거리는 순간들은 이목을 끌었다. "후배 입장으로 선배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남궁민 선배님이 그 경계선을 완전히 무너뜨려 주셨죠. 형 동생처럼 애드리브를 할 수 있었어요.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서로 조율했죠. 어린 후배에게도 겸손하세요. 남궁민 선배님 같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남궁민이 '선후배'라는 차이 없이 모두를 대해 촬영장에선 웃음소리가 떠날 새가 없었다.
동하는 지난 2008년 데뷔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JYP엔터테인먼트에 1반 6개월 정도 소속돼 있었다. 오디션을 통해 '그저 바라보다가'에 출연한 뒤 '기적의 오디션'에 참가했으나 최종 30인밖에 오르지 못했다. "부족한 인간이라고 느꼈죠. '소질이 없는 건가' 고민도 했어요." 동하는 그 순간 소속사를 박차고 나왔다. '김과장'에서 서율 역을 맡은 이준호가 소속된 JYP였다. "가수보단 배우를 준비하고 싶었죠. JYP에 있을 때 (이)준호 형과 안면은 있었어요." 동하는 무작정 연극 무대에 뛰어들었다.
"드라마는 리얼리티를 구축한 배경 속 인물이 되는 것이지만, 연극은 물건만 이동하면 다른 날, 장소가 되죠. 허구성이 더 많아요. 관객들과 호흡하는 매력도 있죠. 실시간으로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커튼콜의 쾌감이 있어요. 박수갈채를 받을 때는 '이것 때문에 연기를 하는구나'하고 희열을 느끼죠."
대형 기획사로 꼽히는 곳에서 나와 선택한 연극은 힘이 됐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은 없지만, 연기하는 걸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그저 연기하고 싶었을 뿐이죠." 성공 여부도 중요하지 않았다. 대신 더 많은 역할을 위해 인지도는 필요한 듯하다고 했다. "좋아하는 일이니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어요. 결과가 안 좋았던 건 아쉽죠. 앞으로도 배우로서 계속 부딪혀가겠습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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