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국산 섞은 굴비 124억원어치, 홈쇼핑서 국산 둔갑
입력 2017-04-14 14:02 

국내산과 중국산 조기를 섞어 만든 굴비가 100% 국산 조기로 둔갑해 유명 홈쇼핑을 통해 124억원어치나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품은 지난해 명절선물 만족도 조사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인기가 많아 피해자가 16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산물 판매업자 A 씨(4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남에 있는 수산물 가공작업장에서 국내산과 중국산 조기를 6:4 비율로 혼합해 굴비 제품을 생산하고 나서 100% 국산으로 둔갑시켜 유명 홈쇼핑을 통해 124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2014년부터 2년 동안 이런 수법으로 챙긴 부당이득이 23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인 조기를 홈쇼핑에 납품하면서 수협 수산물수매확인서 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검수과정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홈쇼핑은 A 씨가 낸 수산물수매확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굴비 제품을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A 씨는 판매과정에서 국내산 참조기를 1년 이상 묵힌 천일염으로 가공해 자연 건조방식인 해풍으로 말린다고 하는 등 가공방법과 원산지를 속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A 씨가 판매한 굴비 제품은 2010년 홈쇼핑 인기상품 8위에 올랐고 2016년 명절선물 만족도 조사에서는 식품·건강 분야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산과 국산 조기는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국내산은 kg당 1만5000원 정도 하지만 중국산은 가격이 kg당 7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이전에는 100% 국산 조기로 굴비를 만들어 팔았지만 2014년부터 국내산 조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중국산을 혼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16만여 명에 이르고 피해 금액도 많아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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