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승기] 프리우스 프라임, `안절부절 개고생 전기차`는 잊어라
입력 2017-04-14 11:44 
프리우스 프라임 [사진제공 = 토요타]

친환경자동차의 얼굴마담은 전기차다. 물론 전기차를 생산하고 충전하는 데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 상황에서는 친환경차의 대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차의 대안이라고 해서 전기차가 대중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이다. 중·장거리를 이동할 때 전기차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한 번 충전하면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차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가격도 비싸고 충전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질 때까지는 여전히 사용에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주유(충전)할 수 있는 편리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충전 문제로 자동차의 덕목인 '이동의 자유'를 충족시킬 수 없다.

환경오염도 줄이고 이동의 자유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한 차가 하이브리드카(HV)다. 가솔린·디젤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책임지는 차다.
HV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연비 성능을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그러나 전기 모터가 엔진을 거들 뿐이기에 사실상 기존 가솔린·디젤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HV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가정용 전기나 외부 전기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한 전기로 주행하다가 충전한 전기가 모두 소모되면 가솔린 엔진으로 움직인다. 차체에 엔진 주유구와 플러그인 충전구가 모두 있다. 충전하기 위해 안절부절 불안에 떨 필요가 없다.
PHEV는 전기 모터가 엔진을 거드는 기존 HV보다 전기 모터의 역할이 커졌다. 전기를 모두 사용한 다음 엔진을 사용한다. 도심에서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출퇴근할 수도 있다. 중·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연료 효율성이 우수하다.
HV 분야 선두주자인 토요타는 4월부터 국내에서 PHEV를 판매한다. 프리우스 프라임이다. 프라임은 기름 1ℓ로 21.4km를 달리고 1회 전기 충전으로 40km를 달릴 수 있다.
프라임은 토요타 최초로 적용한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 세계 최초로 적용한 가스 인젝션 히트펌프 오토 에어컨, 기존 모델보다 2배 용량을 키운 8.8kWh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
1798cc 직렬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 e-CVT를 장착했다. 엔진 최고출력은 98마력, 전기모터 출력은 31~72마력이다. 시스템 총출력은 122마력이다. 최대토크는 14.5kg.m다.
연비는 국내에 판매중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좋다. 복합 연비 CS모드기준 (가솔린 주행 때) 21.4km/ℓ, CD 모드기준(EV 주행시) 6.4km/kWh를 달성했다. 현대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가솔린 연비는 20.5km/ℓ, EV 기준 5.5km/kWh다.
전장x전폭x전고는 4645x1760x1470mm이고,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700mm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각각 4470x1820x1450mm, 2700mm이다. 아반떼는 4570x1800x1440mm, 2700mm다. 아이오닉이나 아반떼보다 길고 좁고 높다.
첫 인상은 강렬하다. 4개의 LED 프로젝터를 채용해 샤프한 이미지의 쿼드 LED 프로젝터 헤드램프는 맹수의 눈, 일자형 안개등은 송곳니를 연상시킨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프라임도 떠오른다.
후면에는 토요타 최초로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더블 버블 백도어 윈도우를 적용했다. 리어램프는 스포츠 고글 형태로 한번 보면 잊혀 지지 않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센터페시아에는 일본 모델에 있던 아이패드 형태의 11.6인치 모니터 대신 내비게이션 연동 등의 문제로 7인치 모니터를 채택했다.
풀컬러 LED 헤드램프 4.2인치 컬러 TFT 트윈 디스플레이도 있다. 좌측은 속도와 온도 등 기본정보를 표시하는 메인 디스플레이, 우측은 스티어링 휠 스위치로 표시를 전환할 수 있는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로 구성됐다.
시동소리는 없다. 계기판이 켜지는 것을 봐야 시동을 걸린 것을 알 수 있다. 저속에서 전기(EV)모드를 사용하자 전기차처럼 조용히 움직였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기에 엔진소음은 당연히 없다.
신호등이 바뀌거나 앞 차가 속도를 줄여 브레이크를 밟으면 계기판에 전기가 충전되는 그래프가 나왔다. 감속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시스템이 가동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자 전기차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가 늘어났다. 은근 중독성이 있다. 하지만 뒤 따라오던 차가 거리를 둔다. 브레이크를 자주 밟은 앞차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답력에는 익숙해져야 한다. 브레이크를 좀 세게 밟으면 기존 차보다 더 급하게 멈춰 몸이 쏠린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에서 노멀·파워로 변경했다. 파워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은 발의 힘에 비례해 차가 속도를 높였다. 에코 모드에서 답답했던 기분이 시원해졌다.
덩달아 노면소음과 바람소리도 커졌다. EV모드라고 항상 조용한 것은 아니다. 엔진소리가 없어 오히려 노면소음과 바람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EV모드만으로 135km/h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토요타코리아는 밝혔지만 시승 구간에서는 이 정도로 속도를 올릴 수 없어 확인할 수는 없었다.
전기만 사용하는 EV모드 대신 HV모드를 선택했다. HV모드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5대5 비율로 개입한다. HV모드로 바꾸자 엔진 소리가 조용했던 실내에 울려 퍼진다. 가속페달을 밟자 가솔린 차의 성향을 보였지만 들리는 엔진소리에 비해 치고 나가는 움직임은 다소 더뎠다.
모터와 엔진이 9대1 비율로 개입하는 EV오토 모드로 변경하자 엔진소리는 줄고 가속감은 더 향상됐다. HV모드보다 치고나가는 맛이 좋았다.
10분쯤 달렸을 때 HV모드를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엔진 소리가 났다. 충전된 전기를 다 써 HV모드로 자동 변경된 것이다. EV모드 전환버튼을 눌렀지만 경고음만 울렸다.
1시간 30분 동안 69km를 달린 뒤 계기판을 보니 평균 연비가 65.4km/ℓ 적혀 있다. EV모드로 40km를 주행한데다 회생제동장치로 EV 주행거리를 늘린 효과다. 기름은 단지 거들었을 뿐이다.
충전 시스템으로 완충하는 데 드는 비용은 2500원이다. 2500원에 40km를 달릴 수 있다. 휘발유 가격이 1ℓ당 1450원 수준이므로 연비 환산하면 23.2km/ℓ에 해당한다. 충전 시간은 전용 충전기를 사용하면 2시간30분, 가정용 전기를 쓰면 4시간30분 걸린다.
문제는 있다. 충전 시스템이 없는 아파트나 단독 주택에서 충전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 토요타가 제공하는 가정용 충전 케이블 길이는 4m 정도에 불과하다. 멀티 콘센트나 릴선을 사용해 전기선을 연장하면 충전에 문제가 생긴다.
콘센트와 직접 연결할 수 있더라도 가정용 전기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이 많을 때는 누진요금제 때문에 전기료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홈 충전기를 설치하면 되지만 400만~5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따라서 현재로선 충전 시스템이 설치된 공공기관이나 대형 할인마트에서 충전해야 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프라임이 전기차의 충전 불안감을 없앤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친환경차답게 최대 270만원의 세제 혜택, 500만원의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판매가격은 4830만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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