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의 `부탁` 한마디에 입장 바꾼 두테르테
입력 2017-04-13 15:50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의 부탁 한마디에 자신의 입장을 바꿨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일 자국 교민들과 현지 간담회를 하는 도중 중국과 영유권 분쟁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인근 섬들에 필리핀 국기를 꽂겠다는 자신의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분쟁 당사국인 중국으로부터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을 전해듣고 자신의 남중국해 영토 수호 의지를 일주일만에 꺽어버린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일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필리핀 군은 (분쟁지역내 무인도와 암초를) 전부 점령하고 구조물을 세운 뒤 필리핀 국기를 세워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독립기념일인 6월 12일에 스프래틀리제도 티투 섬을 직접 방문해 국기를 게양하겠다"라고 했다.
사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0일에는 필리핀이 매우 부유해진다면 남중국해에 있는 필리핀 섬들을 중국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말께 남중국해를 향한 자신의 행보가 어정쩡하다는 비판이 있자, "중국에 선전포고라도 하라는 것이냐"면서 사실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스프래틀리 섬들에 필리핀 국기를 꽂겠다는 발언은 이 이후에 나온 것으로, 이때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중 노선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필리핀 국기 계양 계획 철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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