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속된 이재용, 이탈리아 `엑소르` 이사진에서 빠졌다
입력 2017-04-12 16:4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탈리아의 엑소르(Exor)그룹 이사진에서 5년만에 배제됐다. 삼성그룹 초유의 총수 구속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현실화하면서 연매출 300조원에 달하는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엑소르그룹이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어 새롭게 구성한 이사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뺀 것으로 드러났다. 엑소르그룹은 글로벌 자동차회사인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엑소르그룹은 이번 이사회에서 2016년도 회계결산 승인과 함께 이사 4명을 교체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매번 빠짐없이 참여했던 이사회에서 5년만에 배제됐다.
엑소르 이사회에는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 영국 로이드은행 최고경영자(CEO), 미국 부동산투자회사인 티시먼 스파이어의 로버트 스파이어 CEO 등 총 14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엑소르는 오는 5월 30일 주주총회를 열어 주요 안건을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엑소르의 존 엘칸 회장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빠지는) 이재용 이사 등 4명 이사진의 현명한 조언이 오늘날과 같은 좀더 강하고 기민하며 보다 국제적인 엑소르를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개인적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의 이사직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재계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이후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이후 청문회와 특검을 거치면서 구속상태에 놓인 이 부회장을 엑소르그룹 이사회에 그대로 두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출국금지로 인해 엑소르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지난 5일 이사회에도 불참했다.
엑소르의 핵심 계열사인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와 같은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이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FCA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했던 것도 이 부회장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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