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케네디 대법관 은퇴 고심…트럼프 후속인사 따라 `기울어진 운동장`될수도
입력 2017-04-12 16:06 

미국 대법원 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 연방대법관(80)의 은퇴시점에 정치·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그가 2년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그의 전 재판연구원을 인용해 "(케네디 대법관이) 올해 또는 2018년에 은퇴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1988년 취임한 케네디 대법관은 보수성향으로 분류되지만, 낙태허용·동성애 결혼에는 찬성표를 던지는 등 사안에 따라 진보진영에 섰다. 미국 대법원의 지형이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구성된 상황에 케네디 대법관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것이다.
케네디 대법관이 은퇴하면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를 거쳐 후임자를 임명하는데,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무리 없이 보수성향 인물이 뒤를 이을 전망이다.

이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성보수 성향의 후임자를 지명할 경우 대법원은 향후 수십년간 확실한 보수우세로 굳어진다. 대법관이 종신제로 운영되는 탓에 후임자가 스스로 물러나기 전까지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케네디 대법관은 지난 10일 취임한 닐 고서치 대법관의 '멘토'로 알려졌다.
1990년대 고서치 대법관이 재판연구원 시절 케네디 대법관 휘하에서 근무하며 두 사람은 인연을 맺었다.
한편 78세의 로스 베이터 긴즈버그 대법관, 84세의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본인의 의사 상관 없이 연령 탓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은퇴할 수 있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대법관 모두 진보성향이어서, 은퇴 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성향 후임자를 지명하면 대법원이 더욱 보수로 기울게 된다.
[문재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