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셀 코리아` 외치는 외국인…삼성전자 팔고 카카오 담았다
입력 2017-04-12 10:37 
[자료 : 김경택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한달여 만에 2120선까지 고꾸라졌다. 대북 리스크 등 지정학적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팔고 코스닥 대형주인 카카오를 장바구니에 꾸준히 담았다는 점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3일을 시작으로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유지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5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내놨고 지수는 약 40포인트 가량 밀려났다.
특히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지난 7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553억32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에도 812억2500만원의 외국인 매도세가 몰렸다.
실적 확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과 함께 춘절 이후 중국 수요둔화 움직임, 미국 기술주와의 동반 조정 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이지만 외국인의 러브콜을 유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또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면서 이에 대한 의구심이 매도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임지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품질사고에 따른 학습효과로 이번 갤럭시S8은 보다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올 하반기 나올 애플 아이폰에 대한 대기수요가 상당히 큰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이 위협 요인"이라면서 "따라서 갤럭시S8의 판매량이 전작 대비 두 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판 돈으로 어떤 종목을 가장 많이 사들였을까. 지난 7거래일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러브콜을 외친 종목은 카카오다. 이 기간동안 총 1252억1800만원 가량을 사들였다.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PC 광고 비수기 영향과 게임매출액 부진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 게임부문의 신규 수요 창출, 하반기 광고를 중심으로 하는 실적 반등이 기대되며 6월 카카오 뱅크 출범, 카카오페이 사업 확장 등 의미 있는 모멘텀이 다수 존재해 외국인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밖에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한국전력(579억원), LG전자(548억원), KT&G(383억원), SK텔레콤(304억원), LG디스플레이(294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으며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NAVER, POSCO, 엔씨소프트,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이름을 올렸다. 대체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진 기업들로, 실적 둔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LG화학(574억원), 아모레퍼시픽(551억원), LG생활건강(406억원), 기아차(29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57억원), 현대산업(218억원) 등도 외국인의 외면을 받았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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