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규제 풍선효과? 미분양 단지에 `봄바람`
입력 2017-04-10 06:0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와이]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줄고 분양가도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청약 미달 단지 비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도금 무이자 조건에 잔금 대출 심사 강화를 적용받지 않는 미분양 단지는 계약률이 오르는 등 명암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분양한 전국 아파트는 61개 단지, 2만4417가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인 2016년 4분기(201개 단지·10만6125가구)보다 76.9%(8만1708가구) 줄어든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97개 단지·3만8264가구)보다도 36.2%(1만3847가구) 적은 것이다.
분양가도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전국 3.3㎡당 분양가는 지난해 4분기 1116만원에서 올 1분기 1071만원으로 4.03%(45만원) 내렸다. 다만 지난해 1분기 평균 982만원보다는 9.0%(89만원) 높다.
신규 분양 단지 중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분양된 201개 단지 중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곳은 39곳으로 19.4%에 그쳤으나 올 1분기는 32.7%(61개 단지 중 20곳)로 12%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1분기(97개 단지 중 27곳, 27.83%)보다도 5%포인트 가까이 많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이 반영된 것"이라며 "투자자나 실수요자로서는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한 중도금 무이자 단지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잔금 대출 심사 강화를 피하는 기존 분양 단지들이 반사이익을 얻는 모양새다. 양우건설이 분양 중인 '용인 고림지구 2차 양우내안애 에듀퍼스트'는 최근 계약 체결에 속도가 붙었다. 이 단지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에다 잔금 대출 심사 강화 적용을 받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 분양가도 1분기 경기도 평균(3.3㎡당 1099만원)보다 낮은 920만원대다.
분양 관계자는 "연초 잔금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자 계약률이 빠르게 올랐다"며 "요즘 상담 고객들의 문의 중 절반 이상이 중도금 이자나 거치 기간 등 대출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2년간 대출이자 전액을 지원하는 '스마트리빙제(분양가의 28% 입금 후 2년 거주)'와 취득세 50% 지원, 잔금 무이자 유예(3년) 등으로 부담을 줄여준 용인 수지 '성복 힐스테이트·성복 자이'도 올 들어 분양 문의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1억원대 초반의 비용으로 거주 후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호응이 좋다.
기존 분양 단지가 신규 현장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대책에 이어 아파트 관련 대출 규제가 연달아 시장에 작용하면서 이자 부담 경감이 내 집 마련의 핵심 기준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 방안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실질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분양시장이 작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예전처럼 1~2% 수준의 초저금리 대출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이자에 민감해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다만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 비용 절감 제도만 보고 무작정 분양받을 것이 아니라 매수 가격이 지역 내 시세 대비 적정한지, 인근 유사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나 투자 가치, 거주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이 더 많은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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