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북핵 위협 절정 치닫는 '긴장의 일주일'
입력 2017-04-09 19:41  | 수정 2017-04-09 20:05
【 앵커멘트 】
국제사회가 쳐다보는 한반도가 심상찮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핵실험, 혹은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주에는 북한의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어 더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근희 기자, 요즘 외신들을 보면 한반도를 무척 심상찮게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 기자 】
날씨가 풀리면서 휴일인 오늘도 벚꽃 구경에 나선 나들이객들로 북적였죠.

여기에 정치권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온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제 사회가 한반도를 보는 눈은 다릅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를 긴장감 높게, 냉정하게 보고 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버리면서 북한의 6차 핵 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는 미국의 NBC 방송이 거물급 앵커를 한국으로 파견해 무려 8분 동안 북핵문제를 긴급뉴스로 다룰 정도였죠.

【 질문 2 】
우리 국민들은 무뎌질 대로 무뎌져 위기감이 전혀 없는데, 대체 북한의 핵 실험이 임박했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나 징후가 포착된 건가요?

【 기자 】
한번 보시지요.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의 핵 실험장인 풍계리 사진인데요.

왼쪽은 지난해 10월에, 오른쪽은 지난달 25일 촬영된 겁니다.

우선 화면 왼쪽 지난해 10월, 북한에 이상징후가 없었을 때입니다. 이때는 풍계리 주변이 정말 깨끗하죠.

그런데 지난달 25일 사진은 다릅니다.

화면 가운데 쪽이 핵 실험이 이뤄지는 갱도의 입구인데 무언가 잔뜩 깔려있습니다.

바로 핵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통신 케이블입니다.

북한이 뭔가를 분주히 준비하는 모습이 확인되죠?

뿐만 아닙니다.

방금 보셨던 핵실험장인 풍계리가 아닌, 핵물질 생산시설이 있는 영변을 보시죠.

영변 핵 과학연구단지에서는 올해 초에는 보이지 않았던 열차들도 포착됐는데요.

핵 폐기물이나 생산물을 실어 나르는 화물 열차로 추정됩니다.

핵실험에 필요한 물질을 실어 나른다는 이야기로, 북한이 곧 뭔가를 저지를 거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질문 3 】
근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스위치만 누르면 되는 단계까지 왔다고 하고, 핵실험 규모도 사상 최대가 될 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분석이 가능하죠.

【 기자 】

2013년 1월 3차 핵 실험을 한 달 앞둔 그림입니다.

여기 보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죠.

북한은 이로부터 약 한 달 후에 실제 3차 핵실험을 감행했죠.

다시 지난달 28일 촬영된 사진을 보시죠.

풍계리 인근에 많게는 백 명 정도가 몰려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38노스는 3차 핵 실험을 앞둔 2013년 1월 때와 지금이 너무나 흡사하고, 풍계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실험이 임박했고, 그 규모도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북한의 핵 실험이 특히 이번 주 이뤄질 크다고 말하는 이유는 왜죠?

【 기자 】
사실 4월은 북한에서 명절과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인데요.

최근 평양의 김일성 광장 사진을 보면, 늦은 밤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습니다.

바로 돌아오는 토요일인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105주년을 준비하는 겁니다.

우리는 설날과 추석을 민족 최대 명절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바로 이 태양절을 가장 큰 명절로 취급합니다.

게다가 이번 주 북한의 달력을 살펴보면 11일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5주년, 13일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5주년입니다.

모레인 11일에는 북한의 국회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인민회의까지 함께 열리는데요.

모두 북한에서 중요시하는 숫자 5로 끝나는 '꺾어지는 해'여서 이를 기념하는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겁니다.

【 질문 5 】
사실 이런 무력 도발에 대비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도 있었는데요.
북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없었습니다.

【 기자 】
네. 결국,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사실 저희는 회담 전 트럼프의 대단한 기세로 볼때 시진핑을 휘어잡아, 북한에 대해 중국이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해법을 만들어낼 줄 알았는데, 한마디로, 아무것도 이룬 게 없었습니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회담 직후 했던 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태도가 변해야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다면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하겠다" 정도였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이 이렇게 끝나다 보니,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중재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재밌는 것은 내일, 그러니까 10일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가 한국을 들어오고, 오는 16일에는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을 찾는다는 건데요.

중국의 고위인사와 미국의 부통령이 서울에 와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까도 관심거리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이번 주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근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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