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시진핑 보란 듯 시리아 폭격
입력 2017-04-07 14: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면전에서 시리아에 미사일 폭격을 결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6일(현지시간) 저녁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첫 정상만찬을 하던 시간에 미군은 시리아군 공군기지를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과거 오바마정부처럼 말로만 엄포를 놓는 것이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로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 단독으로 언제든 군사적인 옵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간접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중 정상회담 장소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슈는 북한과 무역"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과의 정상만찬에서는 "우리는 아주 아주 위대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중국의 협조를 재차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만찬을 이례적으로 1시간30분 만에 서둘러 마무리지은 후 시리아 폭격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가 직접 공격 명령을 내렸다"면서 "미국이 정의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군사적 행동이다. 지난 4일 시리아 이들리브주 칸셰이쿤에서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72명이 숨진 참사의 응징 차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유엔 안보리와 일본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압박하는 데 동참했다.일본은 이날 각의를 열고 오는 13일 만료되는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 기간을 2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일본의 독자 대북제재는 인도적 목적을 포함한 북한 선박 입항을 금지하고 북한과의 수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성명은 "북한이 안보리에 대해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대항했다"며 예전보다 비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중국은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애써 북한 핵문제를 외면해왔다.
CCTV와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7일 오전 시진핑 주석의 플로리다 도착을 헤드라인으로 전하며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중·미 정상의 첫 만남"이라며 "양국 협력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군의 시리아 공격과 관련해서는 향후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공격적인 성격을 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치명적인 신경가스를 사용해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며 "알아사드 정권이 전세계가 금지하고 있는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쟁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미국이 직접적으로 시리아 정부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 시리아에 공습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당시 타깃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였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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