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에 따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양자대결의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자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대결은 보수진영의 단일화 가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를 질문에 포함했는지 등의 여부에 의해 조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가 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매일경제 ·MBN 의뢰, 전국 성인 남녀 1008명 대상, 유·무선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46.3%)가 안 후보(42.8%)를 여전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5%포인트로 오차 범위 이내에서 초박빙 양상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4~5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50.7%)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42.7%)를 약 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응답률 29.5%, 신뢰 수준 95%에서 표본오차 ±2.5%포인트다. 앞서 서울신문과 YTN이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조사 기관 엠브레인, 전국 성인남녀 1042명 대상, 유·무선전화면접)에서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기존의 판세를 뒤엎고 문재인 후보(40.8%)가 안철수 후보(47.0%)에게 6.2% 포인트 차로 역전당하는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가 나왔다고 보도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이에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6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다른 조사기관들은 (별도의 설명 없이) 문재인 대 안철수,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 비문 대결 구도로 질문했기 때문"이라며 "리얼미터는 문재인과 심상정이 단일화하고 반대쪽에서는 안철수와 홍준표, 유승민이 단일화하는 설명을 한 뒤 양자대결을 질문했다"고 설명했다. 한 여론조사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지금 발생한 현상에 대해 조사를 하는데, 양자구도는 가상의 경우를 상정하기 때문에 질문에 전제와 가정을 적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질문에 가정을 포함하는지 여부에 따라 유의미한 결과 차이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사방식의 차이도 지지율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여론조사 관계자는 "조사원이 전화면접을 하는 방식과 자동응답 방식은 조사 결과의 차이를 발생시킨다"며 "홍준표 경남지사의 지지자들이 본인의 선호를 숨기는 이른바 '샤이보수'효과가 존재해 전화면접에서는 본인의 지지 후보를 안철수 후보로 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리얼미터는 20% 자동응답, 80% 전화면접을 혼용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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