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은행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강도행각을 벌이려던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당시 다소 어리버리하고 황당한 행동을 했던 범인은 조현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도미수 혐의로 A씨(26)를 검거해 조사중이며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2시 30분께 A씨는 강남구 삼성동의 한 은행에 들어가 식칼로 직원을 위협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은행창구에서 소리치던 A씨는 잠시 밖에 나갔고, 인근의 강남경찰서 소속 교통경찰관이 다시 은행에 들어오는 그를 제압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8일 부모와 함께 살던 집에서 가출해 일주일가량 신대방 부근에서 노숙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돈이 떨어진 후 '강남에 가면 돈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에 이용한 흉기는 집에서 들고 나온 것"이라며 "나를 지키기 위해 가져왔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돈을 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주지 않아 나갔다"며 "다시 (은행에)들어가면 돈을 줄 것 같아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은행 직원이 따라 나가 근처에서 순찰중이던 경찰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경찰은 다시 들어가는 그를 업어치기로 제압했다. 당시 A씨는 흉기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은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부터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외에 다른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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