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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여왕` 첫방] 어깨에 힘 뺀 추리극, 차별화 성공할까
입력 2017-04-06 06:46  | 수정 2017-04-06 08:5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추리의 여왕'은 기존 추리극과는 다른 듯하다. 사건들이 커져가지만 인물 간의 교감은 따뜻하고 유쾌하다. 추리의 여왕인 최강희가 빛나야 드라마가 잘 될 것이다."
지난 5일 처음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제작발표회에서 주연 배우 권상우는 이같이 말했다. 그의 예고대로 '추리의 여왕'은 어깨에 힘을 뺀 듯한 전개로 새로운 추리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추리의 여왕' 첫 회에서는 유설옥(최강희 분) 홍준오(이원근 분)와 하완승(권상우 분)이 시장 보관함 사건을 파헤쳤다. 유설옥은 이 과정에서 범인의 기습에 쓰러졌고, 하완승은 몸을 날려 유설옥을 구했다.
이 작품은 범죄 사건을 다루는 추리드라마의 이야기를 따라갔지만, 곳곳에서 기존 작품과 달랐다.
주인공인 유설옥은 8년차 평범한 주부였다.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지만 사건 현장에서는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추리를 했고, 신출내기 파출소장 홍준오를 도왔다. 케이블 추리드라마가 잔혹한 사건 현장을 앞세워 시선을 압도한 것에 비해 동네에서 만날 법한 인물을 내세웠다.

캐릭터 사이의 관계를 보듯 사건보다는 등장인물의 특징에 집중했다. 유설옥에게 도움을 받는 홍준오는 어설프지만 두 눈에는 애정이 가득해 보였고, 피가 끓는 형사인 하완승도 날카롭기보다는 막무가내로 사건에 돌진하는 인물이었다.
지난해부터 케이블에서 흥행했던 '시그널' '보이스' 등과 달리 '추리의 여왕'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벼웠다. 흉악 범죄를 다루면서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자극하는 건 없었지만, 시집살이에 시달리면서도 사건에 관심을 두는 유설옥의 행동은 웃음 짓게 했다.
'따뜻하고 유쾌한 추리극'이라는 설명은 첫 회부터 그대로 전해졌다. "아끼는 장난감 같은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 주머니 안에 넣고 다니면서 기운이 회복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연출은 맡은 김진우 PD의 의도도 잘 반영된 듯했다.
그러나 셜록 홈즈의 추리나 장르물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게는 실망스럽게 다가왔다. 유설옥이 무턱대고 범인을 자극하거나 인물에게 초점을 둬 속도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작품을 보기 전의 기대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이다.
추리드라마에 여러 요소를 섞은 것도 좋은 반응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했다. 며느리인 유설옥의 바람을 의심하는 박경숙(박준금 분)이나 유설옥의 절친인 김경미(김현숙 분)은 주말드라마에 나올 만한 캐릭터였다. 두 사람은 유설옥이 처한 위치를 간접으로는 전했으나 그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러한 특징은 오히려 반대편에 있는 시청자에게는 좋은 요소로 전달됐다. 미간을 찌푸리고 인상 쓰는 형사들이 모인 추리극이 아닌 엉뚱한 주인공이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드라마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처음 전파를 탄 '추리의 여왕'은 기존 추리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흔적이 묻어났다. 일부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꿔 전작 '김과장'의 흥행을 나갈 수 있을지는 6일(오늘) 방송에서 어느 정도 판가름날 것이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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