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손실王` 3인방, 올해는 웃는다
입력 2017-04-05 17:33  | 수정 2017-04-05 20:44
삼성SDI, 대우건설, 현대상선 등 3개 회사가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 전체에서 영업손실(연결 기준)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SDI로 조사됐다. 모두 92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46% 확대됐다. 개별 기준으로는 외부감사 의견을 제대로 받지 못한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면 상장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손실 1조원 이상을 기록한 회사다.
적자 폭 확대의 주범은 중대형 전지 사업부였다. 매출 증가세에 비해 더딘 수익성 개선으로 연간 329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 이는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여파에 따라 1200억원 규모 적자를 낸 소형 전지 사업부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에는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중대형 전지 사업부는 여전히 2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되지만 소형 전지 부문 흑자 전환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 확대에 따른 재료 사업부 실적이 부진을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는 174억원으로, 상반기(459억원 손실)보다는 하반기(285억원 흑자)에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전자재료의 선전과 배터리 사업부 적자 폭 축소를 근거로 올해 삼성SDI 영업이익이 800억원 안팎까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4672억원에 달했던 대우건설은 올해 큰 폭의 흑자 전환은 물론 사상 최대 영업이익까지 기대된다. 해외 공사와 관련된 잠재적 손실을 모두 지난해에 회계처리하면서 위험 요인이 사라졌다는 진단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인 6498억원을 넘으면 사상 최대치(2006년 6437억원)를 경신하게 된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실적 개선을 자신한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발표한 2017년 실적 전망치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을 70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지난달 26일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계약 규모 4145억원)로 선정되는 등 경쟁사에 밀렸던 서울 중심지역 수주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며 "실적 반등의 핵심은 보수적 회계처리 이후 첫 실적 발표인 올 1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손실 2위를 기록한 현대상선(8334억원 손실)의 반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글로벌 선두권 기업은 시장 분위기에 따른 실적 전망이 가능하지만 현대상선은 시장 흐름보다는 자사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라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동량 증가와 글로벌 선사들의 인수·합병으로 지난해 바닥을 친 이후 선박 운임료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현대상선은 소유한 선박들의 운영 비용이 많아 대규모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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