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5일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내달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선이 5자 구도에서 6자 대결구도가 된 셈이지만, 김 전 대표가 '통합정부'의 기치를 내걸고 있어 비문(非文)후보간 규합에 나섰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며 "위기돌파 통합정부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지자 600명이 모였고, 무소속 최명길 의원, 민주당 최운열·김성수 의원, 박수현 전 의원,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정당 추천 없이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 통합조정의 소명을 수행하겠다"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출마와 선거운동은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경제민주화, 개헌, 통합정부에 공감하는 세력이 뭉쳐야 한다"며 "이 세 가지 대의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활기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권 인수 준비 기간이 없는 다음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부 진용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그래서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길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우호적) 국회의원 숫자가 180석 이상이 안되 다음정부는 누가 되더라도 정상적인 정부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라며 "(지금부터 활동하면) 대선이 끝난 뒤에 180석을 확보하는 통합정부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문재인 후보가 간판인 민주당을 배제하고,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규합해 사실상 독일식 연정 방식의 정부를 만들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들 세 정당의 의석수를 모두 합하면 165석(5일 현재)에 이른다.
그는 다만 비문연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는 부인했다. 그는 "비문 연대로만 해서는 통합정부가 되겠느냐"며 "어느 특정인을 상대로 통합정부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다자구도에서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5자 정당후보 가상대결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1위(39.1%)를 유지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1.8%로 2위를 기록했다.
[오수현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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