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4월 4일 뉴스초점-85일 만에 복귀하는 일본대사
입력 2017-04-04 20:17  | 수정 2017-04-04 20:43
일본이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하며 일시 귀국시켰던 주한 일본대사를 복귀시킨다고 하죠. 무려 85일만입니다. 양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대사직을 비워둔 거죠.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다는 건 한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심지어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처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강하게 나갔던 일본이 대사를 복귀시키는 명분이 뭔지 아십니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우리 대선에 대한 정보 수집도 해야하고, 북한 문제도 협의해야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도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참 궁색하죠. 안 돌려보낸 것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늦어도 한참 늦었다', '타이밍을 놓쳤다'는 반응이 더 많습니다. 그것도 우리가 아닌 일본 내에서요.

지난 1월 주한 대사의 귀국조치 후 우리 정부가 '외교공관 앞 시설물 설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본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었을 때, 일본 정치인들은 그 때가 주한대사를 한국으로 돌려보낼 첫 번째 적기였다고 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판결 직전에도, 김정남 암살 사건이 있었을 때도 귀임시키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무시했죠. 일본은 주한대사의 귀국을 한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을 올리는데 활용했거든요. 그 결과 지난 1월 말~2월 초 아베 내각 지지율은 66%까지 올랐었고, 더 이상 큰 도움이 안 되자 궁색한 핑계로 돌려보낸 겁니다.


외교를 내치에 이용한 아베, 비난 받을만 하죠.

하지만, 오히려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건을 서로를 공격하고 분열시키는데 이용하느라 바쁜데, 그래도 일본은 내부에서라도 뭉치게 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우리가 일부러 일본을 놔둔게 아니라 아무 대책을 못 내놓고 있으니 일본이 대사를 돌려보낸 상황.

일본이 이렇게까지 외교적 결례를 범하는 데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우리 정부는 그 어떤 할 말도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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