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오는 28일 북한 핵 문제와 핵 비확산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유엔을 방문해 안보리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미국은 안보리의 4월 순회 의장국입니다.
헤일리 대사가 아닌 틸러슨 장관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거듭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그만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오는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는 최우선 의제의 하나로 올라 있습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전후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사회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안보리의 이번 회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율된 북핵 대응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핵포기를 위해 북한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도록 중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유엔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 됩니다.
아울러 헤일리 대사는 안보리 회의에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하는 인권문제도 의제로 올릴 뜻을 밝혔으며, 유엔인권이사회가 제 역할을 다 했는지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인권 논의에서 "특정 국가를 지목하는 것이 아닌 폭넓은 토론을 할 예정"이라며 "(인권) 현안이 분쟁과 어떤 연관이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를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를 비판하는 등 미국 전통 우방인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유엔인권이사회 탈퇴 가능성을 시사해왔습니다.
헤일리 대사가 오는 18일 개최를 제안한 안보리 인권 회의에서 인권문제를 논의하면 북한 인권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헤일리 대사는 지난달 29일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 정권이 핵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정치범을 탄광으로 보내 죽도록 일하게 한다"며 안보리 논의 범위에 북한 인권문제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보리 회의 주재 외에도 틸러슨 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면담이 성사된다면 유엔의 수장과 미 국무장관이 처음 대면해 '트럼프 정부'의 유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의 유엔 분담금 삭감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미국이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세계 각지의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필요성과 규모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평화유지 병력의 재조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큽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 비용의 28.5%를 감당하고 있는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이를 25%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과 틸러슨 장관의 면담 일정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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