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높은 예대마진 의지했던 은행들 `고객 뺏길라` 비상
입력 2017-04-03 17:57  | 수정 2017-04-03 20:23
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진행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개소식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이 케이뱅크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케이뱅크 돌풍 ◆
오프라인 지점이나 창구 없이 오직 모바일·온라인을 통해 영업하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일 0시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기존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과 비교해 편의성이 더 좋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은행과 얼마나 차별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해 주요 기능을 사용해봤다.
케이뱅크 회원 가입은 케이뱅크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은행에서 계좌를 만든 후에야 이용 가능한 다른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앱과 달리 모든 가입 절차를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전날 구글스토어에서 미리 내려받아놓은 케이뱅크 앱을 열어 '가입하기' 버튼을 클릭한 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앞 7자리), 통신사명,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휴대폰 본인인증 절차를 진행했다. 이후 본인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촬영해 업로드한 뒤 곧바로 계좌 개설과 체크카드 발급 절차를 진행했다. 가입과 함께 수시입출금통장 '듀얼K 입금통장' 계좌가 자동으로 개설되고 체크카드는 '통신캐시백형'과 '포인트적립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체크카드는 신청 후 4~5일 이후 자택이나 직장에서 수령할 수 있다. 추가로 '무카드서비스'를 클릭하면 GS25편의점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체크카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정보이용약관 동의 등 약관 동의 절차를 마친 후 로그인을 하기 위해 아이디, 비밀번호(8자리 이상), 간편비밀번호(6자리)를 설정하거나 지문등록(선택)을 하면 된다. 입력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본인 인증 절차가 시작된다. 본인 인증을 위해 다른 은행 계좌에서 케이뱅크로 소액(400원)을 이체하거나 케이뱅크 고객센터 직원과 영상통화를 하면 된다. 본인 인증 절차를 마치면 가입이 완료된다.
모든 절차를 마치는 데 1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모바일 계좌를 만들려면 은행에 직접 가서 대기표를 뽑은 뒤 서류를 작성하는 데 보통 30분~1시간은 족히 걸린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직장인들이라면 기존 은행보다 훨씬 더 쉽게 계좌 개설이 가능한 케이뱅크에 큰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가입 완료 후 로그인을 하니 하얀색 바탕의 깔끔한 화면에 계좌 정보가 표시됐다. 기존 은행 모바일뱅킹 앱과는 달리 인증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인증서를 깔기 위한 액티브엑스(Active-X)가 로딩되지 않아 훨씬 쉽게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처럼 이용이 간편하고 금리 경쟁력도 갖춘 케이뱅크 출범에 기존 금융권도 고객 이탈을 우려하며 크게 긴장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1~2년간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비해 각종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으며 모바일 금융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영업점 다운사이징을 통해 몸집을 줄여왔다. 3일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오늘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24시간 365일 영업체제로 업무를 개시하는 날"이라며 "경쟁자보다 한발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고객에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KT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 출범을 의식한 듯 "앞으로 신한 경쟁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될 것"이라며 "금융업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경쟁 환경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통찰하고 과감한 혁신을 실행하자"고 주문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여신심사나 리스크 관리 등 은행 업무 디지털화를 통해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은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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