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거래소, 이익 줄어도 高배당…대주주 증권사들 "짭짤하네"
입력 2017-03-30 17:55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줬다.
거래소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에게 총 233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급감했지만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회사 35개사로 구성된 주주들은 거래소의 고배당 정책에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5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7%나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거래량이 줄어들고 거래세마저 낮아지면서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2015년 783억원(당기순이익)을 벌어 274억원을 배당하면서 35.0%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번 돈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을 오히려 40.7%까지 높였다.
거래소는 2013년부터 이익 수준과 상관없이 30~50%대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알짜 고배당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증시 거래량이 정체되면서 한국거래소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주주들의 영업실적도 크게 악화됐다"며 "주주 이익 제고 차원에서 배당성향을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래소 주주 현황을 보면 KB증권이 128만주로 가장 많은 지분(6.4%)을 보유하고 있고 메리츠종합금융증권(5.8%), NH투자증권(5.4%), 한화투자증권(5.0%) 등이 뒤를 이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배당으로 KB증권은 14억90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받게 됐고 메리츠종합금융증권(13억5000만원), NH투자증권(12억7000만원), 한화투자증권(11억6000만원) 등도 10억원 이상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KB증권은 지난해 현대증권과의 합병으로 거래소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지난해 주총 때까지만 해도 거래소 최대주주는 NH투자증권이었으나 지난해 9월 한국증권금융에 거래소 지분 2%를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물려준 것. 최대주주라 해도 거래소 지분은 5% 이상에 대해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기 때문에 큰 혜택은 없다. 거래소의 주식은 액면가 5000원, 시가는 대략 1주당 1만3000~1만5000원에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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