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펀드 100조 시대 `외화내빈`
입력 2017-03-29 18:03  | 수정 2017-03-29 20:31
◆ 해외펀드 100조 시대 ◆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 국내에서 해외펀드 투자 열풍이 분 지 10년 만이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더 이상 예금이나 국내 주식에만 투자해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기 힘들어지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펀드 설정액은 지난 27일 기준 100조138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2014년 말 62조7300억원에서 불과 2년3개월 만에 4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해외펀드는 2008년 77조원까지 덩치가 커졌다가 같은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한동안 시들해졌다. 그러다가 2015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 이후부터 자금 유입이 다시 빨라졌다.
아직 한국의 해외투자 비중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낮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주식 투자 비율이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5%인 반면 한국은 10%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에서 많이 팔린 해외펀드들의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 매일경제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2007년 뭉칫돈이 몰렸던 10대 인기 펀드의 10년간 평균 누적수익률은 고작 1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은행 정기예금에 투자했다면 누적수익률이 30%대 중반인 만큼 해외펀드 수익률이 예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셈이다.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브릭스 등 신흥국 펀드에 '몰빵'한 게 투자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재원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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