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맛있게 풀어낸 문인과 예술인들의 삶과 작품
입력 2017-03-29 15:48 

한국문학의 역사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분투 중인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가 새 책을 펴냈다. 한국 현대문학·미술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조명해낸 '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해냄 펴냄)다.
권 교수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탐방기 '권영민의 그때 그곳'과 전국 각지에서 진행했던 '권영민의 문학 콘서트'의 강연들을 엄선해 2부 12장으로 구성한 책이다.
저자는 시인 윤동주의 원고 노트를 소중히 간직해준 후배 덕택에 시인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눈을 감은 후에도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었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일본의 한국어 말살 정책으로 미발표된 시들을 '청록집'으로 펴내면서 한국 현대시의 새 출발을 알린 박몰월과 조지훈의 만남, 최대한의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예술의 역할을 강조한 한용운의 기개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의 뒷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낸다.
저자의 간접적 체험이 글마다 녹아있다. 그래서 더 생생히 읽힌다. 가을비 내리던 날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서 정지용의 '백록담' 초판본을 구한 이야기, 이상의 소설 '실화' 속 카페 NOVA를 찾아 신주쿠를 헤맨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비화들이 많아 읽는 맛이 좋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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