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바타 마우스`활용 암환자 맞춤치료 주목
입력 2017-03-28 14:48 

국내 의료진이 발표한 '아바타 마우스'를 활용한 암환자의 개인 맞춤치료 관련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백정흠, 박성원 교수팀은 이달 15~18일 미국에서 개최된 미국종양외과학회 2017 학술대회에서 '대장암 환자유래암세포이종이식(PDTX) 모델 구축'이라는 제목의 연구와 관련해 세계포스터세션(global poster sesseion)에 채택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백 교수가 발표한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백 교수는 학술대회 기간 세계 유수 의료진들과 심도깊은 논의를 펼쳤다.
이번 연구는 대장암 환자에서 PDTX의 성공적 모델 구축을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PDTX 모델은 면역력이 없는 실험 쥐에 대장암 환자의 암조직이 이식된 이종이식모델을 말한다. 이 실험 쥐는 환자의 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환자의 예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백 교수는 총 9명의 대장암 환자의 조직을 떼어내고 이를 실험 쥐의 피하에 이식했다. 암 조직은 결장 혹은 직장 절제술 직후 검체에서 적출했다. 이렇게 적출한 암 세포를 실험 쥐에 이식한 후 성장한 이종이식조직을 2세대 실험 쥐에 이식하고, 또 다음 세대로 연속적으로 이식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세대를 거듭했음에도 암 환자의 초기 암 조직과 실험 쥐의 암 조직의 병리학, 유전학적 행태는 거의 같았다. 또한 실험 쥐에 이식된 암 조직의 크기가 1000㎣ 까지 성장하도록 걸리는 시간이 기존 70~90일에서 60일 수준으로 단축됐다. 즉, 보다 안정적이고 빠르게 환자의 병리학적 행태를 가진 실험 쥐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백 교수는 "최근 PDTX 마우스 모델이 암의 유전학적 연구에서 중요한 도구로 등장해 개인별 환자치료를 더욱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장암 분야만 보더라도 새롭고 효과적인 화학요법제와 분자표적치료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PDTX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자유래암세포이종이식(PDTX)은 암 환자의 개인 맞춤치료를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PDTX는 암 환자의 암 세포 특성을 파악, 분석하기 위해서 면역력을 완전히 제거한 실험쥐에 이식한 것을 말한다. 통상 인간조직은 쥐에 이식되더라도 쥐의 면역력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죽어버린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쥐의 면역력을 제거하면 인간의 세포, 조직이 쥐의 몸 안에서 남아 성장한다. 면역력이 제거된 쥐에 암 환자의 암세포를 옮기면 실험쥐는 암 환자 개인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
이 같은 실험쥐를 여러 마리 만들어서 각종 항암제를 미리 사용해봄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선별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암 종에서 새롭고 효과적인 화학요법제나 분자표적치료제가 다수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표적치료제를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사용하는데는 환자에게 시간적, 신체적, 비용적 부담이 크다. 잘못된 항암제 사용은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암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간과 비용적 부담도 크다.
암 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모든 암 환자에게 동일한 항암제를 썼다면 효과를 보는 환자는 10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7명은 치료 효과가 없는 항암제로 고통만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험 쥐를 통해서 환자의 암 세포에 가장 효과적인 표적치료제를 선별, 적용하는 것이 PDTX의 활용 목적이다.
다만, PDTX는 그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다. 실험 쥐 자체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무균시설에서 훈련된 전문가가 다뤄야 한다. 환자 한명당 통상 100마리에 달하는 실험 쥐가 필요하다. 환자 한명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1500만원 정도에 달한다. 하지만, PDTX가 상용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다양한 응용 기술이 개발, 적용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백 교수는 "현재는 비용적인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면 암 환자의 개인 맞춤 치료 추세에 걸맞게 PDTX가 더욱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험 쥐 몸 안에 암을 만들어 내는 기술 등 응용기술이 보급되면 PDTX가 환자의 항암제 부작용을 낮추고, 치료성공률은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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