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26일 마지막 대통령선거 후보자 경선 토론회에서 '적폐청산'을 주장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으며 책임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한국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공통 질문을 받자 한국당 대선주자들은 날 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문 후보는 북한 김정은과는 친구로 지내겠다고 하고 반대 정당은 청산대상이라고 한다"면서 "적폐는 좌파 정권 10년 동안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집권하면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진태 의원은 "그분(문재인) 자체가 적폐"라면서 "우리나라를 좌경화시킨 것 자체가 적폐인데 누가 누구를 상대로 (적폐를) 이야기하느냐"고 공격했다. 또 문 후보가 MBC 정상화를 거론한 것에 대해 "특정 방송사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그 자체가 헌법 위반 아니냐"면서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파면사유"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좌파 세력이 얼마나 무능한지와 그들의 적폐가 지난 (박근혜) 정권의 적폐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면 이번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과거 지향적인 적폐청산론은 이념적으로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문 전 대표는) 또 다른 갈등과 분열로 정권을 잡으려 한다"며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전국 231개 지역 18만2000여명의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현장투표를 실시했다.
한국당은 책임당원 현장 투표와 29~30일 양일간 실시되는 일반국민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대선 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홍 지사가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서나가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당내 최대 세력인 친박(박근혜) 조직표가 이인제·김관용·김진태 후보 중 누구에게 표를 몰아줄지가 관건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주로 홍 지사가 다른 세 후보의 공격을 받았으며 김 의원과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지 여부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며 "어이가 없다", "초등학생 토론도 아니고" 등의 직설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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