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살신성인' 단원고 교사…법원 "순직 군경 예우해야"
입력 2017-03-25 19:30  | 수정 2017-03-25 20:23
【 앵커멘트 】
침몰 3년 만에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304명의 희생자 중에는 끝까지 학생을 살리고 숨진 단원고 교사 4명도 있었는데요.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들을 구한 교사들의 희생이 최근 다시 조명되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법원 판결문에 교사 4명의 숭고한 희생이 고스란히 담기면서 다시금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2학년 2반 담임인 전수영 교사는 걱정하는 어머니의 전화를 급히 끊고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구명조끼를 입지 못했고, 마지막 순간에 남자친구에게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어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전 씨는 결국 3층 출입문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학년 9반 담임인 최혜정 교사도 학생들을 갑판 위로 대피시키고 혼자 구명조끼를 못 입은 채 객실에 남았습니다.

그리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SNS에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은 나갈게"라는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두 여교사의 당시 나이는 25살과 24살이었습니다.


【 질문 2 】
20대 중반의 젊은 여교사 두 명의 헌신이 정말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그런데 이런 내용이 담긴 판결문이 왜 나오게 된 건가요?
희생된 교사 4명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했다고 하던데요.

【 기자 】
이들 교사 4명은 세월호 참사 3개월 뒤인 7월에 순직 공무원으로 인정됐습니다.

유가족은 이듬해 2월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순직 군경 등록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했습니다.

교사가 군인과 경찰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법원은 자신의 생명과 안전은 돌보지 않고 학생들을 구조했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교사들이 군인과 경찰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해 국가보훈처의 거부를 취소했습니다.


【 질문 3 】
추 기자! 미수습자 9명에도 교사 두 분이 있다고 들었어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고 하던데요.

【 기자 】
양승진 교사와 고창석 교사 두 분인데요.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낸 지난 23일이 양승진 교사의 33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고 합니다.

아내인 유백형 씨는 물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유백형 / 양승진 교사 부인
- "(23일이) 33주년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결혼기념일 날 남편…. 남편이 이제는 돌아왔구나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사고현장에 들어왔는데…."

또 한 분인 고창석 교사는 체육 선생님인데, 수영을 잘하는 인명구조 자격증도 있습니다.

충분히 세월호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학생들을 구조하고 배에 남았던 거죠.

9년 전 근무지였던 중학교에서도 화재가 났는데 모두 대피시키고 혼자 소화기로 불을 껐던 참 스승이었다고 합니다.


【 질문 4 】
정말 구구절절 가슴이 아프네요.
추 기자! 세월호 인양에 성공하면서 왜 그동안 인양하지 못했는지, 고의로 지연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 기자 】
이번 인양은 상하이샐비지가 맡았는데, 경쟁 인양업체의 사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체 무게만 6천800t에 달하는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은 하나님이 하는 겁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를 한 건데요.

하루 인건비만 3억 원이 넘게 들어가서 고의로 지연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인양 공식 결정에 1년, 이후 방식 변경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 과정에서 상하이샐비지가 1천억 원 안팎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신뢰를 잃게 되면, 무슨 얘기를 해도 믿지 못하고 의심을 하게 되는데요.
고의로 인양을 지연했다는 소문 역시 인건비 문제나 인양 방식을 놓고 봤을 때 음모론에 불과해 보입니다.
이번에 꾸려진 선체조사위원회가 가족들의 마음속에 있을 수 있는 의구심들을 모두 해소해 주기를 바랍니다.
추성남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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