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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들 휴식, NBA에서도 심각한 문제...커미셔너 `경고장`
입력 2017-03-24 06:01 
NBA는 최근 클리블랜드, 골든스테이트 등 인기팀들이 전국 중계 경기에서 주전들을 휴식을 이유로 제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정규시즌 1위를 다투는 팀이 주전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다고 감독에게 벌금을 물리는 일이 한국프로농구에서 벌어졌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재정위원회를 열고 하루전 고양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전주KCC의 경기에서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 최선의 경기를 해야한다는 KBL 규약 제17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500만원의 제재금을 물렸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어떨까? 이곳도 곧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ESPN이 22일 아담 실버 커미셔너가 각 구단주에게 보낸 공문을 입수,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리그 사무국은 각 팀이 특정 경기에 주전들을 쉬게 하는 것을 "우리 리그의 아주 중요한 문제"로 규정했다.
실버 커미셔너는 이 문제를 다음달초 뉴욕에서 있을 리그 운영진 회의에서 다룰 것이며, "리그 사무국과 상대, 언론에게 특정 선수가 휴식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이를 알려야 한다"는 규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살인적인 일정으로 악명이 높은 NBA에서 특정 경기에 주전 선수들이 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리그 사무국이 이토록 강경하게 나온 것은 최근 성적과 인기를 동반하는 몇몇 구단들이 전국 중계가 되는 경기에서 주전들을 휴식 차원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는 지난 주말 LA클리퍼스와의 원정경기에 르브론 제임스, 카이리 어빙, 케빈 러브를 휴식을 이유로 뺐다. 이날 경기는 공중파 방송 ABC를 통해 전국 중계됐지만 시청자들은 클리퍼스가 108-78로 클리블랜드를 가볍게 따돌리는 모습만 봐야했다.
한주 앞서서는 역시 같은 방송사를 통해 중계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경기에서 양 팀의 주전 선수들이 모두 빠졌다. 샌안토니오는 부상이라는 핑계가 있었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판 커리, 클레이 톰슨, 드레이몬드 그린, 안드레 이궈달라를 휴식을 이유로 빼버렸다.
아담 실버 커미셔너는 각 구단에 주전들의 사전 통보없는 휴식은 징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ABC의 자회사인 ESPN은 지난 21일 "우리의 목표는 팬들에게 탑 스타들이 관련된 최고의 매치업을 제공하는 것이다. 복잡한 사안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리그 사무국과도 협력할 것"이라는 성명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감독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타이론 루 클리블랜드 감독은 "ABC에게 미안하다. 고의는 아니었다. 진지했다. 전국 중계라고 선수들을 뺄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그저 현명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도 13일간 8개 도시에서 8경기를 치르는 살인 일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리그의 일정이 지나치게 살인적이라는 것이다. NBA도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그동안 일정 편성 때 백투백(연이틀 경기를 치르는 것) 비중을 줄이는 등 일정에 숨통을 트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음 시즌에는 프리시즌 일정을 줄이고 리그 개막을 앞당겨 조금 더 여유 있는 일정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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