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익성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이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는 오랜 기간 해당 증권사를 이끌며 증권업계 '최장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증권사 중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 수익성 1위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차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1조8860억원을 굴려 당기순이익 2530억원을 거두며 ROE 14.0%를 기록했다. 키움증권(12.6%), 교보증권(8.9%), 한국투자증권(6.6%)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증권사 전체 ROE 3.5%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수익성 상위 증권사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는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기자본 5000억~2조원 규모인 중소형 증권사다.
이들 증권사는 CEO가 모두 올해로 8년 이상 임기를 이어나간다는 공통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07년 1월부터 11년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2008년 6월부터 9년,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2009년 4월부터 8년,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2010년 2월부터 8년째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최희문 사장은 실적 개선 측면에서 단연 발군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06년 당기순이익이 269억원으로 '그저 그런' 실적이었으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40%나 급증하며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이 메리츠종금증권보다 최고 3배 이상 많은 미래에셋대우 등 상위 7개 증권사에는 굴욕적인 일이다.
최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른 금융사들이 꺼리던 부동산 PF시장에서 '위험은 낮지만 수익성이 높은' 거래를 선별적으로 따내며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오너인 조정호 회장이 최 사장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덕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을 잇달아 인수하며 자기자본 2조원대 증권사로 도약하는 성과도 올렸다.
권용원 사장은 '온라인 거래 전문' 한우물로 성공한 인물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 1조1686억원을 기록하며 10년 전 자기자본 1634억원 대비 자본금을 1조원 넘게 늘렸다. 해당 증가분은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 등의 힘을 거의 빌리지 않았다. 온전히 벌어들인 이익으로 자본금 증가분을 충당했다는 점에서 경이적인 기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은 가장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라며 "온라인 거래 위주 영업망에 따른 저비용 구조와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해준 사장은 '투자은행(IB) 업무 전문가'다.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7403억원에 불과한 작은 증권사지만 구조화금융을 비롯한 IB 부문에서 꾸준한 이익을 내며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35억원을 기록하며 10년 전 당기순이익 307억원 대비 106%나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자산관리(WM) 분야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사장은 최고의 '공수겸비형' CEO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그에 대해 "오너와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능력은 단연 국내 최고"라며 "신사업 개척과 조직의 안정적 관리를 동시에 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IB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거두며 당기순이익 243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형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최전성기로 꼽히는 2006년 당기순이익 2077억원 대비 17% 늘어난 수치다.
반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지난해 실적이 10년 전보다 퇴보했다. 짧게는 1년, 길어봐야 3년인 CEO가 이끄는 증권사는 수시로 '선장'이 교체돼 '배'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한 증권사 직원은 "사장이 교체될 때마다 업무보고와 설명에 수개월을 소모한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증권사 중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 수익성 1위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차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1조8860억원을 굴려 당기순이익 2530억원을 거두며 ROE 14.0%를 기록했다. 키움증권(12.6%), 교보증권(8.9%), 한국투자증권(6.6%)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증권사 전체 ROE 3.5%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수익성 상위 증권사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는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기자본 5000억~2조원 규모인 중소형 증권사다.
이들 증권사는 CEO가 모두 올해로 8년 이상 임기를 이어나간다는 공통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07년 1월부터 11년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2008년 6월부터 9년,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2009년 4월부터 8년,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2010년 2월부터 8년째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최희문 사장은 실적 개선 측면에서 단연 발군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06년 당기순이익이 269억원으로 '그저 그런' 실적이었으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40%나 급증하며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이 메리츠종금증권보다 최고 3배 이상 많은 미래에셋대우 등 상위 7개 증권사에는 굴욕적인 일이다.
최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른 금융사들이 꺼리던 부동산 PF시장에서 '위험은 낮지만 수익성이 높은' 거래를 선별적으로 따내며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오너인 조정호 회장이 최 사장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덕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을 잇달아 인수하며 자기자본 2조원대 증권사로 도약하는 성과도 올렸다.
권용원 사장은 '온라인 거래 전문' 한우물로 성공한 인물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 1조1686억원을 기록하며 10년 전 자기자본 1634억원 대비 자본금을 1조원 넘게 늘렸다. 해당 증가분은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 등의 힘을 거의 빌리지 않았다. 온전히 벌어들인 이익으로 자본금 증가분을 충당했다는 점에서 경이적인 기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은 가장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라며 "온라인 거래 위주 영업망에 따른 저비용 구조와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해준 사장은 '투자은행(IB) 업무 전문가'다.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7403억원에 불과한 작은 증권사지만 구조화금융을 비롯한 IB 부문에서 꾸준한 이익을 내며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35억원을 기록하며 10년 전 당기순이익 307억원 대비 106%나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자산관리(WM) 분야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사장은 최고의 '공수겸비형' CEO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그에 대해 "오너와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능력은 단연 국내 최고"라며 "신사업 개척과 조직의 안정적 관리를 동시에 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IB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거두며 당기순이익 243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형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최전성기로 꼽히는 2006년 당기순이익 2077억원 대비 17% 늘어난 수치다.
반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지난해 실적이 10년 전보다 퇴보했다. 짧게는 1년, 길어봐야 3년인 CEO가 이끄는 증권사는 수시로 '선장'이 교체돼 '배'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한 증권사 직원은 "사장이 교체될 때마다 업무보고와 설명에 수개월을 소모한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