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만 믿는 코스피, 쏠림현상 극심
입력 2017-03-22 15:11 

코스피의 삼성전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상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면서 증시가 전반적으로 오른 것 같은 '착시현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98조24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 중 20.8%를 차지한다. 1년전만 해도 14~15% 수준이었지만, 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삼성전자우선주도최근 1년 사이 50%가 넘게 오르면서 160만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비중이 커진 만큼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주가에 민감해졌다. 지난 17일과 21일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코스피도 2181.99까지 뚫고 올라가 52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20일에는 삼성전자가 1.18% 떨어지면서 코스피도 0.35%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독주'가 지속되는 데는 실적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대외 수출이 살아나면서 IT업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 신사업동력을 마련했다는 호평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맞물렸다.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추이를 보면 지난 3월 10일 기점으로 1%포인트 가까이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그 반등폭이 0.43%포인트에 불과해 이익모멘텀이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편식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3664억5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를 2854억1899만원어치 사들이는 등 IT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집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지난 2013년부터 제자리걸음"이라며 "현재 증시 상황을 대표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특정 종목이 증시를 주도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대형주에 투자가 쏠리면 주가 하락 시 증시 전체가 흔들리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나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는 종목에 추격 매수하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쏠림 이후 반작용을 대비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성노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5배를 기록하고 시총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점을 감안하면 독주가 이어질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를 대체할만한 종목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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