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역시 이름값…네이밍이 대박 좌우
입력 2017-03-22 14:22 

"이렇게 빨리 마르고 가벼운데다 신축성까지 뛰어나다니···."
요즘 남성들 사이에서 초신축, 초경량, 초속건 등 '3초'를 내세운 '감탄 팬츠'가 화제다.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 허리 부분을 꽉 조이지 않는데다가 땀을 빠르게 말리는 드라이 기능까지 갖춰 쾌적하게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바지를 내놓은 유니클로는 고객이 상품을 착용했을 때 느끼는 감정에 착안해 제품명을 '감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억하기 쉬운 상품명과 합리적인 가격(4만9900원) 덕분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로 내세운 배우 남궁민이 출연한 감탄 팬츠 홍보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횟수 26만회를 기록했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쉽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네이밍 전략'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요즘 세상사가 복잡해 추상적이거나 에둘러 표현하는 제품명보다는 제품 특성을 직선적이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상품명이 대박을 치고 있다. 롯데리아 '아재버거'와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 브랜드 '쓱(SSG)', 에뛰드하우스 아이섀도 '시럽 빼고 테이크아웃'과 '향초 켜고 거품목욕' 등이 이름덕을 톡톡히 봤다.
유니클로는 네이밍 전략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SPA브랜드로 꼽힌다. '히트텍'이나 '에어리즘' 등 제품 특성을 명확하고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상품명을 내세워 공전의 히트를 쳤다. 따뜻하고 세련된 패션 내의로 유명한 기능성 이너웨어 '히트텍'은 지난 2006년 출시 후 반값 할인 행사 때 새벽부터 대기줄을 섰을 정도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땀을 흡수하는 신소재 이너웨어 '에어리즘' 역시 빠르게 땀을 말리는 쾌적함을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조사이지만 이번에는 '감탄'이라는 한국어로 국내 소비들에게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감탄을 자아낼 만큼 품질이 뛰어나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지 안감은 세계적인 섬유 회사 도레이와 공동 개발한 신소재 '에어닷츠(Airdots)'를 활용했다. 최신 스포츠웨어에 사용되는 소재로 특수 가공을 통해 격자 모양 구멍을 내 가벼울 뿐만 아니라 건조성과 통기성이 뛰어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스포츠웨어', '캐주얼웨어' 등 일반적인 카테고리에 속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반면에 유니클로는 옷을 입는 사람에 집중해 '감탄팬츠', '에어리즘' 등 기존에 없던 개념과 이름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네이밍 전략을 통해 브랜드 철학인 라이프웨어와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 프리미엄 버거 '아재버거'는 흥미로운 이름 덕분에 지난해 7월 출시 후 누적판매량 857만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좋은 재료와 맛의 A부터 Z까지를 담았다는 의미로 제품명을 아재버거로 결정했는데 요즘 새롭게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40·50대 아재들까지 끌어들였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은 쓱배송(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배송)과 매직픽업(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받기) 등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강조하는 '쓱(SSG)' 브랜드 전략이 성공해 매출이 급증했다. 배우 공유와 공효진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도 화제가 된 덕분에 지난해 SSG닷컴 매출액이 전년보다 33% 신장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에뛰드하우스 아이섀도 '룩 앳 마이 아이즈' 컬렉션은 '시럽빼고 테이크 아웃', '까페라떼 우유 많이', '자색 고구마 라떼' 등 카페에서 여성들이 즐겨 찾는 메뉴를 연상시키는 제품명으로 인기를 끌었다. 색깔과 전혀 관련없는 '사랑은 모래성', '센치한 트렌치', '향초 켜고 거품목욕' 등도 주요 소비층인 20대의 공감을 얻으며 에뛰드 온라인몰 인기 컬러 톱 10에 등극했다. 지난 1월에는 정유년을 맞아 '계이득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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