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익률 저조로 해외 눈 돌리는 `헤지펀드`
입력 2017-03-21 15:58 

저조한 수익률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헤지펀드들이 수익률을 높이려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주 주도 상승장에선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헤지펀드들간 경쟁 심화로 좋은 투자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헤지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은 0.75%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45%)은 물론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평균 수익률(5.56%)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299개 헤지펀드들 가운데 124개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손실을 냈을 정도다.
성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대부분 헤지펀드들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롱)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미리 빌려서 팔아(숏) 차익을 남기는 '롱숏전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요즘처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주도하는 상승장에서는 이 롱숏전략으로는 높은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2년새 헤지펀드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증권의 수익률이 뚝 떨어진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통상 메자닌 증권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주로 발행하기 때문에 중소형주 약세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에 고심하던 헤지펀드들이 대안을 찾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투자 시장 자체를 바꾸거나 더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다.

연초 삼성자산운용에서 분사한 삼성헤지자산운용은 지난 10일 분사 이후 첫 상품으로 해외주식·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H클럽프레투스Q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내놨다. 이어 라이노스자산운용은 해외 메자닌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출시를 준비중이며 흥국자산운용은 해외채권에만 투자하는 헤지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과 신영증권도 해외 투자 헤지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NH투자증권 헤지펀드 본부는 최근 해외 투자 인력을 보강하면서 해외 투자 역량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쏠림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는 추세"라며 "부진한 성과에 위기감을 느낀 헤지펀드들이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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