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욕설·성희롱" 못참아…이마트, 블랙컨슈머에 당당히 맞선다
입력 2017-03-21 14:48 

#국자가 불에 녹았다며 환불 요청을 한 A씨. 해당 요청을 받은 직원은 환불이 어려움을 설명했다.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온 건 A씨가 집어던진 국자와 폭언 뿐이었다.
#여성용 속옷이나 피임기구와 관련된 문의를 자주 해오는 B씨. 한번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도무지 끊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론 대화 내용은 '19금' 수준이다. 전화상담을 하고 난 직원들은 하나같이 성희롱을 당한 것 같다고 호소하지만 손님은 왕이란 생각에 전화를 쉽게 끊을 수조차 없다.
이마트가 고객만족센터나 콜센터에 일하는 직원들 보호에 적극 나섰다. 그 동안에는 위 사례에서 보듯 폭언과 욕설을 일삼는 고객에게도 응대해 왔지만 앞으로는 직원들 보호에 더 방점을 찍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기존 사원보호제도 프로그램인 '이케어' 제도를 더욱 강화한다. 기존의 이케어 프로그램이 고객의 폭언과 욕설,성희롱 등 상황이 일어난 후 사후 관리에 집중했다면 이날 선보인 '이케어2.0'에선 블랙컨슈머 등의 사전 차단에 주력하기로 한 것.

고객만족센터에 전화를 걸어온 고객 가운데 폭언, 욕설, 성희롱을 지속하는 고객의 전화는 곧장 끊을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고객에게 상담 내용이 녹음됨을 사전에 안내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담 중 폭언과 욕설을 고객이 하면 일단 직원은 경고 멘트를 하고, 그럼에도 지속되면 상담거부 ARS를 내보낸 후 재량껏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불 조치를 담당하는 고객만족센터 직원들은 앞으로 회사차원에서 법률서비스 지원을 받는다.
면대면으로 고객을 상대해야하는 해당 직원들은 그 동안에 고객으로부터 폭언과 욕설을 당했을 때 일단 점포 관리자와 면담후 귀가조치를 해왔다.
여기에 한발 나아가 해당 직원이 회사에 법률 지원 요청시, 고소고발 절차와 자료 확보 등 관련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적극 도울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직원들 사이 불필요한 감정노동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블랙컨슈머에 시간을 뺏기지 않음으로써 일반 고객들의 문의나 불편사항에 보다 집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마트는 이같은 사내정책이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매장 내 고객만족센터와 계산대 앞에 대고객 선언문을 부착, 소비자들에게도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임직원 대부분이 고객 접점에서 근무하는 업의 특성에 맞춰 이케어프로그램을 강화했다"며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모토로 사원 보호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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