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류, 한한령 포위망 뚫고 북미·중남미로
입력 2017-03-20 15:20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중국내 한류콘텐츠 운신의 폭이 대폭 좁아지자, 북·중미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한류 영상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이 없도록 세액 공제를 통해 제작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선 한류가 휘몰아쳤다. CJ E&M이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멕시코시티 아레나에서 진행한 '케이콘 2017 멕시코(KCON 2017 MEXICO)' 때문이다. 한류 영토 개척의 교두보로 선정된 멕시코시티는 첫 개최지로서는 드물게 프로그램이 이틀간 진행됐다.
지난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시작해 6년째를 맞이하는 '케이콘'은 드라마, 콘서트, 영화 등 최신 한류 콘텐츠를 크로스오버로 선보이는 문화 컨벤션이다. 부가효과를 증대하기 위해 올해부턴 패션, 한식 등의 접목을 강화해 'K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는 식으로 홍보 체계가 강화됐다. 신형관 CJ E&M 음악콘텐츠부문장은"이번 케이콘은 한류의 떠오르는 거점 중남미에서 처음 개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멕시코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 등 주변 남미 국가에서 총 3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아온 것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동안 낮에는 K팝 댄스 워크숍을 비롯해 유튜브 1인 창작자를 초청해 미용, 음식, 한글 워크숍을 운영하고 한류를 소재로 관람객이 즐기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저녁에는 K팝 무대가 열렸다. 특히 17일에는 방탄소년단·에릭남·EXID·NCT127, 18일엔 아스트로·인피니트H·몬스타X 등이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1만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이 가득 찼고,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춤추는 풍경이 연출됐다는 것이 CJ E&M 측의 설명이다.

같은 날 북쪽으로 1500㎞ 떨어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도 K팝이 토요일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outh by Southwest·SXSW)'에서 K팝 해외 쇼케이스인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을 개최한 것. SXSW는 세계 50여 나라에서 2만 명 이상의 음악 관계자와 2천여 팀의 뮤지션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이다. 'K팝 나이트 아웃'에는 노브레인, 드렁큰타이거, 윤미래, 씨스타의 효린, 레드 벨벳 등 7개 팀이 참가했다. 앞서 한콘진은 12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SXSW 인터렉티브(스타트업 박람회)'에서 한국공동관을 운영해 총 651건의 수출 상담과 100만 달러의 비즈매칭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한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업계의 영상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금 감면책도 20일 발표됐다. 문체부는 올해 1월부터 영화·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제작을 위해 국내에서 지출한 제작비용에 대해 중소기업은 10%, 중견기업은 7%, 대기업은 3% 상당의 법인세를 공제해준다고 이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이 지난 17일 공포·시행됐다. 문체부는 세액 공제로 향후 5년 동안 영상콘텐츠 분야에서 총 4714억원의 투자 증가와 6433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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