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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팬심을 잡아라…증식 중인 ‘스페셜 유니폼’
입력 2017-03-20 06:31 
남다른 ‘덕력’을 건드린 롯데 자이언츠의 도라에몽 유니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횟수는 크게 차이가 나지만, KBO리그 10개 구단은 모두 스페셜 유니폼을 만들어 팬들에게 내놓는다. 팬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기존 홈, 원정 유니폼은 부족함이 많아서다.
스페셜 유니폼은 충성도 높은 팬들의 구매력을 자극해 구단의 수입원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스페셜 유니폼 출시 이유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구단은 수익뿐만 아니라 스페셜 유니폼을 통해 팬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구단들이 스페셜 유니폼에 대한 고민을 늘려간 건 여성, 어린이 팬들이 증가하면서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핑크색을 담아 핑크 유니폼을 만들었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넣어 캐릭터 유니폼을 출시하고 있다.
◆어린이 팬, 그리고 ‘덕후까지 잡는 캐릭터 유니폼
롯데 자이언츠는 가장 다양한 유니폼을 출시한 구단이다. 스페셜 유니폼 종류가 많은 만큼 한 주 경기에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유니폼위크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실제로 이 한 주 동안은 일반 홈, 유니세프, 선데이, 챔피언, 밀리터리, 도라에몽 유니폼 등 선수단이 매일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구단에서는 이 기간에 유니폼을 할인 판매하는 방법으로 판매 촉진도 함께 노린다.
지난해 가장 성공적이었던 스페셜 유니폼은 도라에몽 유니폼이다. 롯데는 지난해 4월 인기 캐릭터 도라에몽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이에 각종 굿즈를 출시했는데, 가장 뜨거운 반응은 단연 유니폼에서 왔다. 도라에몽 유니폼은 1차 판매분이 매장 오픈 1시간 만에 품절됐으며 2차, 3차 판매분까지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또, 도라에몽 유니폼데이에 도라에몽 덕후로 유명한 배우 심형탁이 사직구장 마운드에 올라 특별 시구까지 펼쳐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 다만,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도라에몽 데이는 단기성으로 올해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피카츄 입단 1주년 기념으로 등장한 SK 와이번스의 피카츄 유니폼. 사진=MK스포츠 DB
SK 와이번스의 ‘피카츄 유니폼도 빼놓을 수 없다. SK는 인기 캐릭터 피카츄에 스토리텔링을 입혔다. 2015시즌 피카츄가 SK 응원단에 입단해 객원 멤버로 활약하면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이 선을 보였다. 이는 2016시즌까지 이어졌고, 2016년 8월에는 피카츄의 입단 1주년 기념으로 피카츄 유니폼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유니폼 앞·뒷면으로 새겨진 귀여운 피카츄가 팬들의 설렘 지수를 높게 끌어올렸다.
구단에 대한 충성심, 자부심을 키워주는 데는 최고로 여겨지는 올드 유니폼. 사진=MK스포츠 DB
◆‘○부심을 건드리는 올드 유니폼
구단 역사가 긴 팀의 팬들은 올드 유니폼에 대한 수요가 높다. 특히 각 구단의 성적이 좋았던 시절의 유니폼을 다시 꺼내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각종 ‘부심은 치솟는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는 오래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클래식 씨리즈를 신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선수들은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2016시즌 LG 트윈스는 5년 만에 검정색 유니폼을 다시 꺼냈다. 영광의 우승을 차지했던 순간 착용했던 유니폼을 다시 꺼내자 팬들의 지지 또한 엄청났다. 팬들은 원정 유니폼을 검정색에서 회색으로 바꾸면서 표출했던 아쉬움만큼이나, 검정 유니폼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이에 LG 프런트는 검정 유니폼을 착용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었다.
SK는 지난해 가을야구를 꿈꾸며 ‘가을 DNA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왕조를 구축했던 시기 입었던 유니폼과 비슷하게 디자인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유니폼을 소개하면서 당시 SK 측에서는 소재는 2007년부터 원정 유니폼에 사용했던 빨간색 원단을 그대로 다시 사용했으며, 세 번의 우승을 상징하는 별을 가슴에 수놓아 챔피언의 자부심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kt의 지난해 밀리터리 유니폼은 ‘독개구리라는 웃지 못 할 별칭을 얻었다. 사진=MK스포츠 DB
◆‘멋쁨에는 이만 한 게 없다, 밀리터리 유니폼
밀리터리 유니폼 역시 많은 구단들 보유하고 있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이나 10월의 국군의 날에 맞춰 출시, 착용한다. 밀리터리 유니폼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LG 트윈스였다. LG는 구단 특유의 ‘멋쁨이 밀리터리 유니폼에도 잘 반영됐다. 자연스레 팬들의 수요로 이어졌다. LG 밀리터리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기존 밀리터리 유니폼에서 더 나아가 지난해에는 ‘해군 NAVY 유니폼을 선보였다. 해군작전사령부와 상호협력 교류를 하면서, 세종대왕함에서 유니폼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바다와 부산을 지키는 해군의 이미지가 담겨 연고지의 특색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상 성공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kt 위즈가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했던 밀리터리 유니폼은 ‘독개구리라는 웃지 못 할 별칭을 얻었다. kt는 이 유니폼을 6월 한 달 동안 홈경기 때마다 착용했는데, 내부적으로도 언제까지 입어야 하느냐”는 달갑지 않아 하는 의견이 꽤 있었다.
NC 다이노스가 2016시즌 한여름 시원함을 선사하고자 선보였던 민트색 유니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보라·민트, 새로운 색상들의 출현
그동안 스페셜 유니폼 제작에는 소홀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스페셜 유니폼을 두 종류 선보였다. 넥센 타이어 데이 이벤트를 맞아 출시된 보라색 유니폼은 모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유니폼은 ‘보라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NC 다이노스는 색감을 가장 잘 활용한 구단이라 할 수 있다. 타구단에서 주로 기록 기념 유니폼으로 사용하는 골드 유니폼을 출시한 것. NC 선수들은 이 유니폼을 2016시즌 주말 홈경기마다 착용했다. NC는 구단의 대표 색상 중 하나인 골드를 활용해 정상을 향해 당당히 행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여름에 사용한 민트 색상도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민트 색상의 상쾌함을 통해 보는 이들의 시각적 즐거움까지 책임진 것. NC 민트 유니폼에는 더 깊은 뜻이 또 있다. 2012년 퓨처스리그 참여 전 가을 캠프에서 첫 선을 보였던 유니폼으로, 당시의 초심을 되새기고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겠다는 큰 포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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