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갑자기 `옐로카드` 받은 카드사들 왜?
입력 2017-03-15 17:42  | 수정 2017-03-15 21:46
금융감독원이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최근 과열된 카드론 영업 경쟁을 자제시키기 위한 적정성 검사에 돌입했다. 가팔라질 것으로 보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로 대출자들의 상환능력 악화 우려가 큰 상황에서도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과도한 영업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를 대상으로 카드론 등 카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원인과 대출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검사하고 있다. KB국민·하나카드는 지난해 카드론이 급증한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론 누적 이용액이 4조4020억원에 달해 전년도 같은 기간(3조8816억원)에 비해 13.4% 급증했다. 하나카드 역시 같은 기간 이용액이 1조8575억원에서 2조2415억원으로 20.7% 늘어났다. 삼성·신한카드 등도 이용액 증가율이 10%가 넘는다.
카드업계에서는 조만간 다른 카드사들에 대한 점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하나카드 외에도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카드론 취급액이 크게 늘었다"며 "오는 6월 말까지 당국이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카드업계를 상대로 칼을 빼든 것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억제 대책 풍선효과로 카드론 대출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8000억원(11.9%) 증가했다. 서민들은 최근 강화된 대출심사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워지자 카드만 있으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을 찾고 있다. 늘어난 카드론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가계부채 부실화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론은 '빌리기 쉽다'는 이유로 금융취약계층 특히 청년 저소득층이 많이 찾는다.

대출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아직 소비 관념이 부족한 이들 청년이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신용정보원이 연초 발표한 '금융소비자의 생애주기별 대출 및 신용카드 거래 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5~26세 청년층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부실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카드사 재무건전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번주 들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 캐피털사 고위 관계자를 차례로 긴급 소집해 무분별한 대출 영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15개 신용카드사와 7개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사 대표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이 자리에서 2금융권의 대출·리스크 관리 적정성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호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국장은 "현재 2금융권 중심으로 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진 것은 은행권에서 넘어오는 '풍선효과'와 함께 2금융권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자산 확대 경쟁에 이유가 있다"며 "2금융권의 대출 경쟁을 자제시키는 한편 취약계층의 자금난은 햇살론,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금융상품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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